걸음을 멈추게 만든 순한 기척
땅의 빈틈에서 새로 태어난 수직이 솟는다
밤이면 이슬을 모아
푸른 숨소리를 피워올렸을 것이다
뿌리를 내리지 못한 바람의 시샘이
얼마나 흔들고 갔을까
꽃이 피는 순간
비로소 풀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난다
그림자도 만들고 나비의 발톱이 날아든다
감성이 너에게 기울어
또 하나의 시간이 잠시 방향을 잃어도
숲을 두드린 손을 후회하지 않는다
너의 느낌에서 갓 피어난 꽃웃음을 꺼내
우울한 영혼의 빈터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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