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한은이 9연속 동결을 결정한 배경엔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 PF 등 금리를 낮추기엔 아직 경제적 불안 요소들이 많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기준금리 하락에 가장 중요한 지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지난해 반년가량 2%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식료품과 에너지 등의 가격은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며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2.1%)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6%)도 유지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연간 1.4%로 저성장에 그쳤던 한국 경제가 올해 2.1% 성장해 잠재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지만, 수출과 내수 등에 대한 시선은 변경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반면,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함에 따라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라고 했다.
대외적 여건은 비교적 좋아졌으나 내수 흐름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뜻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실적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개선하고 있지만, 소비는 높아진 물가와 금리 영향으로 회복세가 더디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2.3%와 정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함께 제시한 2.2%보다 낮은 수준이다.
물가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올해 1월 2.8%로 6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최근 3.0%로 낮아진 점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내년 경제전망을 두고선 경제성장률 2.3%, 소비자물가 상승률 2.1%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은 하반기에 열어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월 전망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11월 전망과 변화가 없기에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며 "그 이후는 5월 수정경제전망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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