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이초 교사의 순직 여부를 정하는 심의를 하루 앞둔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6개 단체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새로운학교네트워크·실천교육교사모임·전국교직원노동조합·좋은교사운동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6개 기자회견 주최단체를 비롯해 전국 94개 교원단체·교원노조(지부·분과 포함)가 함께했다.
21일 순직 여부를 정하는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개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이들은 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과 순직 인정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2023년 7월 18일 숨진 서이초 교사가 7개월째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순직이 인정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선생님의 죽음은 공교육 회복의 시작점이 됐건만 7개월이 지났음에도 안타깝게도 선생님의 희생은 여전히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고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 정당성이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심리 부검 결과를 제시했다. 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학급 아이들 지도 문제와 아이들 간 발생한 사건, 학부모 중재, 나이스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 등을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 결과에서도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고충을 확인했다"고 한 부분을 인용했다. 사망한 교사의 교단일지와 일기장, 병원 진료기록, 동료 교사의 증언을 통해서도 심적 부담이 컸던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국과수와 합동조사단 그리고 선생님께서 남긴 기록을 종합해 보면 관련 법률에 따라 순직으로 속히 인정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촉구와 함께 현행 교원 순직 인정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터져나왔다. 자살 교원 중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되는 비율은 1.9%에 그치며 이 같은 이유는 순직 인정 입증 책임을 오롯이 유가족이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는 학교 측이 고인에 대한 순직 신청을 하지 않으면 유족이 순직 유족 급여를 청구해야 하고 이 경우 업무와 고인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책임은 유족에게 모두 맡겨지게 된다"며 "만일 학교가 유가족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지 않으면 순직 인정을 위한 각종 문서와 증거를 유족들이 스스로 찾아내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교육당국이 유가족의 순직 인정 신청을 위한 조력 시스템을 구축할 것과 인사혁신처가 교권 침해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내용을 근거로 공무상 재해보상 승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인사혁신처를 향해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 교원 참여 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서이초 교사 등 순직 인정 촉구 입장에 공감하며 교원의 순직심의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도교육청별 순직심의 담당자를 1월 25일 지정했으며 유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순직 인정을 위한 증빙자료 준비 등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또 교원의 특수성 반영을 위해 현장조사 등 순직 인정 과정에 교사 출신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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