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전담조사관 3월 본격 시행… 대전 조사관 채용 쉽지 않네

  • 사회/교육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3월 본격 시행… 대전 조사관 채용 쉽지 않네

  • 승인 2024-02-20 17:27
  • 수정 2024-02-20 17:58
  • 신문게재 2024-02-21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220171740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3월 신학기부터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조사하고 제도가 신설된다. 교원의 업무를 줄이고 공정한 조사를 하기 위한 것이지만 여전히 교원 업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전에선 학교폭력전담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도 안착까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교육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앞선 '학교폭력예방법' 법률 개정에 따른 조치로 3월부터 바뀐 법령이 시행된다.

이번 개정을 통해 달라진 점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의 신설이다. 교원의 과중한 학교폭력 업무 부담을 줄이고 사안 처리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조사관을 둘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그동안 교원들은 학교폭력 사안 조사 과정서 학부모 악성 민원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선 기피 업무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교육부는 2023년 12월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함께 사안처리 제도를 개선해 교사가 아닌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하도록 했다.



법령 개정을 통해 피해학생을 위한 전담지원관 제도도 새롭게 도입됐다. 피해 학생이 필요로 하는 상담이나 보호 등 서비스를 파악해 지원기관을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행령에는 전담지원관의 자격요건과 지정철회사유 등이 명시됐다.

보다 체계적인 학교폭력 사안 처리로 교원과 피해학생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교육지원청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을 채용하도록 돼 있는 가운데 대전은 동부교육지원청 15명, 서부교육지원청 25명을 각각 채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채용이 완료된 인원은 동부 4명, 서부 21명에 불과하다. 학교폭력 사안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해당 업무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적은 상황이다. 대전교육청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조사하는 사안에 따라 건당 20만~3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도록 책정한 상태다. 피해학생을 위한 전담지원관 지정에 대해선 구체적인 운영 지침이 없는 상태로 대전은 기존 갈등조정지원단을 통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선 현장에선 교사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제가 실제 업무 경감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조사 시 교원 동석, 조사 일정 교원이 조율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매뉴얼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과 시행을 앞두고 교육현장에선 기대와 함께 여전히 업무나 책임 부담이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과정에 교사 동석에 대해 교사 부담 완화 취지 퇴색과 학부모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며 "매뉴얼에서 명확히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 일정 조정과 관련해선 "체험학습, 시험 등 학교 교육활동이나 행사 등 일정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학교폭력 사안 조사 일정을 사전 협의할 수는 있지만, 실제 조사일정을 조율하고 조사에 참여토록 하는 것은 전담조사관의 역할이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땐 오히려 이 과정에서 학부모 민원을 받거나 여전히 과다한 행정업무에 시달릴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