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가 집단 사직하며 의료대란이 발생한 20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인력 현황통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지역에서 진료를 제공하는 의사 수는 충남 3242명, 대전 3773명, 세종 496명, 충북 2542명 등 총 1만 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치과와 한의사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대전과 충남, 충북 순으로 많았다.
1만 명 가량의 충청권 의사 가운데 46%에 달하는 4680명의 의사가 천안과 대전 서구, 청주에 집중됐다. 인구가 적은 시·군 단위 지역에는 환자를 돌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건이다.
충남 의사 3242명 중 1540명(47.5%)이 천안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제공 중이고, 다음으로 아산 383명(11.8%), 논산 209명(6.4%) 순으로 의사 수가 많았다. 충남 의사 절반 이상이 이들 주요 3개 도시에 집중된 것으로, 반대로 계룡에서 개원 등의 방식으로 상근해 환자를 보는 의사는 34명으로, 태안에 58명, 예산 75명 등 격차가 크다. 천안이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 23.4명일 때 보령은 10.2명이다.
대전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의사 쏠림은 분명하게 관찰되고 있다. 대전 의사 3773명 중 1514명(40%)이 서구에서 진료 중이고, 1096명(29%)이 중구에서 진료할 때 동구에서는 상근 의사는 315명(8.3%)에 그쳤다.
충북은 지역 간 의사 수 불균형을 심하게 겪는 곳으로 전체 의사 2542명 중에 청주에 1626명(63.9%)이 집중돼 있다. 충주 312명(12.2%), 제천 177명(6.9%) 제외하면, 증평 25명, 단양 18명 등으로 인구 1만 명당 의사 6명에 그치고 있다. 또 대전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191명 있으나 산부인과 의원은 40곳뿐으로 상당수 전문의가 전공과 다른 진료에 종사하고, 충북에서는 생명을 직접 다루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지자체가 3곳,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한 지자체도 6곳에 이를 정도로 의사 인력 불균형을 빚고 있다.
충남 공주와 홍성 등 10개 시군을 비롯해 충북 보은·영동 등 5개 군은 각각 2021년 보건복지부 2차 병원 의료취약지에 지정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 인력이 적절하게 배분되도록 초점을 맞춘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사의 임상 부담 변화에 따라 의대 정원에 대한 유연한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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