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공기업 등에 대한 해당 지역인재 채용 의무 부과는 물리적인 이전만으로는 지역 살리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취업 가능성 면에서 지역거점국립대학 전형처럼 만들지 않을 장치는 필요하다. 8개 권역 중 5개 권역의 절반 이상이 지역거점국립대학 출신이었다. 4개 시·도를 대상으로 하는 충청권만 다소 예외적이다. 채용률이 고루 분포돼 지역 범위를 3~4곳으로 통합하자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지역인재 범위와 권역 기준을 바꾸는 일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역 초·중·고교 졸업 이력까지 인력풀을 넓히면 타향살이 중인 대학생의 귀향을 돕는 방식이 될지 모른다. 공기업 입장에서는 중소도시 등으로 흩어진 마당에 지역 위주로 조직 구성을 하라니 지방 공기업처럼 됐다는 푸념이 나올 법은 하다. 인력 수급의 한계로 국가 공공기관이 지역색으로 물든다는 걱정까지 이해는 된다. 그래도 이 제도는 지역을 청년인구 유출에서 건져내려는 실효적인 대안 중 하나다.
지역 간 불균형 억제의 순기능은 포기하지 못할 가치다. 인력 수급 한계, 기관 내 특정 분야 공공 서비스의 품질 면에서 유연한 대처가 요구될지라도 경솔해서는 안 된다. 지역거점대 쏠림은 완화해야 하지만 채용 광역화를 위해 지역인재 비율을 3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의무채용 대상과 범위 확대가 지역대학 살리기에 역행할 경우는 더욱 문제다. 수도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지역인재 의무 채용의 큰 방향성이 흔들리면 안 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