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이른바 '옥석 가리기'로 청약통장도 서울·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는 총 41만1812건 중 관할 시도 외 원정 매입은 8만1323건으로 19.7%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18.5%) 이후 가장 낮다.
아파트 원정매입 비중은 2021년 29.2%, 2022년 26.9%, 지난해 19.7% 등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자가 다른 지역 아파트를 원정 매입한 비중은 2021년 8.8%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6.7%, 지난해 5.2%로 2년 연속 줄었다. 2014년(5.1%)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는 3만6439건 중 타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은 8955건으로 24.5%를 차지해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작년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4채 중 1채는 다른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이란 얘기다. 서울 아파트 거래 중 타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 비중은 2013년 15.5%에서 2015년 18.0%, 2018년 20.6%, 2022년 22.2%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뿐 아니다. 청약 쏠림도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의 청약자 수는 2022년 7만 3081명에서 2023년 27만 1562명으로 19만 8481명(371%) 늘었고, 경기는 22만 9000명에서 33만 6990명으로 10만 7990명(147%) 증가했다.
반면, 대전은 2022년 8만 6735명, 2023년 5만 1941명으로 약 60% 감소했다. 세종은 지난해 신규 분양이 전무했다.
이는 주택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기에 고분양가 등이 더해지면서 통장을 아끼려는 심리가 커졌고, 서울은 강남을 제외하곤 청약 미달이 나오면서 청약자 기준이 더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또 충청권 광역급행열차(CTX)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의 노선이 광범위하게 넓어져 지역에선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리치드리머 민경환 대표는 "대전의 경우엔 노후도시 특별법에 의해 둔산동은 괜찮지만, 나머지 증축 아파트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녀를 서울로 올려보내려는 심정도 있을 것이고,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커지고 있어 서울 집중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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