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인재 유출 방지와 지역 발전동력을 확보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것으로, 비수도권에서는 환영받고 있다. 반면 수도권이나 타 지역대학 출신자에 대한 역차별과 한정된 인재풀, 조직의 획일화와 전문성 저하 등은 문제로 제기돼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시행 7년 차에 접어든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를 연구해 2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이 지역거점국립대학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역거점대학 졸업생 혜택 쏠림=부산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역인재로 입사한 사원의 58%가 부산대(147명 중 86명), 22%가 부경대(147명 중 32명) 출신이었고, 경남도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67%가 경상대(283명 중 190명), 19%가 창원대(283명 중 53명) 졸업자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의 경우 경북대와 영남대가 높은 비중을 보였다. 신용보증기금은 경북대와 영남대가 각각 52%(211명 중 109명)와 18%(211명 중 38명), 한국도로공사는 경북대 49%(286명 중 139명), 영남대 34%(286명 중 97명)였다.
광주·전남 소재 한국전력공사는 59%가 전남대(681명 중 401명), 18%가 조선대(681명 중 124명) 출신이었다. 전북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전북대 출신이 74%(280명 중 208명)를 차지해 쏠림현상이 심했다. 강원 소재 한국관광공사는 강원대와 연세대(원주)가 각각 47%(45명 중 21명), 36%(45명 중 16명)로 양분됐다.
그나마 골고루 분포한 곳은 충청권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경우 충북대 35%(148명 중 51명), 교통대 20%(148명 중 30명), 충남대 10%(148명 중 15명), 기술교육대 10%(148명 중 15명)로 비교적 다양하다. 이는 공간적 범위를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4곳으로 광역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제공=국회입법조사처 |
특정 대학 채용 독식을 완화하고 기관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소규모 기관의 경우에는 소재지역 중·고교 또는 대학 졸업자로 대상을 좁히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또 현재 의무채용은 부산권, 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남권, 전북권,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 등 8개 권역에서 운영 중인데, 이를 메가시티 추세에 맞게 부산·울산·경남권, 광주·전남·전북권으로 통합하고 외부 인재 유입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주도나 강원은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특히 채용 규모가 크고 구직 선호도가 높거나 이공계 등 특정직군의 모집단위가 적은 경우 권역의 벽을 허물고 비수도권 전체로 확장하면 인재풀을 넓히는 동시에 지역인재의 선택권이 확대할 수 있다.
또 지역인재 50% 중 15%는 소재지역의 대학 졸업자를, 15%는 소재지역 중·고교 졸업자를 선발하는 혼합방식을 도입하거나 지역인재 중 20%는 소재지역에서, 나머지 10%는 비수도권에서 선발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진도·김보미 입법조사관은 “지역균형발전과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 억제를 정책 목표로 하는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의 본질을 고려할 때 메가시티와 광역교통망 확충 등과 같은 변화 방향을 감안해 개선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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