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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를 맞아 현 정부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21대 국회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현재 선거 양상은 여야 관계가 강 대 강 극한 대치로 치달으면서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대결의 중심엔 '정부·여당심판 대(對) 야당심판'의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애초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에 치러지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할 때 야당이 제기하는 정부·여당심판론이 선거판을 달굴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여권에서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는 정권안정론을 들고나와 맞섰다.
하지만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구도가 변했다. 내부 리스크를 줄이며 유권자들에게 정권안정론을 설파하는 수비적인 스탠스에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국정 운영에 차질이 크다는 점을 들어 국회 권력을 쥐고 있는 민주당을 오히려 심판해야 한다는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운동권을 지칭하는 이른바 86세대 심판론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판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어려운 민생과 경제사정을 부각하며 정부와 여당의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논란에도 여전을 가해 각종 선거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점을 고리로 검찰 독재에 대한 심판론을 띄우는 데도 열중이다.
양측의 심판론은 금강벨트에서도 불이 붙고 있다. 특히 대전에선 앞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전 지역구 7개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던 만큼 국민의힘이 야당심판론을 강하게 몰아붙일 태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이끄는 4개 시·도 지방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이번 총선에 투영해 맞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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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영역을 구축한 개혁신당은 지금의 대결 구도에 변수다. 거대정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무당층이 중도정당을 표방하는 개혁신당에 표를 보낸다면 대안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하지만 충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인재가 부족하고 내부 주도권 다툼도 벌어져 아직까진 큰 영향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 현안들도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립 세종의사당 조기 건립,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충남 치의학연구원 유치, 육군사관학교 충남 이전, 중부내륙특별법 개정,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금강벨트엔 각종 현안이 산재하다. 이를 두고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현안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일까지 50일이라는 시간을 앞두고 정부·여당심판론과 야당심판론 구도가 잡히는 상황"이라며 "여론의 향방을 아직 속단할 순 없다. 여론을 뒤흔들 변수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고 양당의 공천작업도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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