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름 기자 |
지난번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분께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다. 2년 전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자문을 구했던 분이다. 당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 보니 장애인이 콜을 불러도 배차가 어렵거나 차를 타는데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2년 후 다시 여쭤보니 며칠 전 이용했을 때도 1시간을 기다렸다고 하더라. 장애인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오전 10시나 오후 2시, 출퇴근시간대는 어쩔 수 없다는 거다.
현재 대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있는 특별교통수단은 특장차 101대, 전용 임차택시 60대, 바우처택시 210대다. 사랑나눔콜이라는 앱을 통해 장애인이 직접 특별교통수단을 부를 수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대전시에서 바우처택시에 대한 공급을 많이 늘린 상태라 비 휠체어 장애인들은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전용 임차 택시 외 바우처택시 제도가 도입되면서 민간의 개인, 법인택시도 교통약자 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바우처택시 기사 인센티브제가 도입되면서 콜을 잡는 기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용자가 기다리는 시간도 평균 12분으로 단축됐다. 교통약자에 대한 바우처택시 지원금도 6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증액됐다고 한다.
하지만, 바우처택시와 달리, 센터에서 직접 관리하는 임차 택시는 줄어 들어 아쉽다. 90대였던 임차 택시는 올해 60대로 줄었다. 일부 임차 택시는 올해 바우처 택시로 전환됐다.
지난번 알게 된 자폐 장애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멀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한다. 아이 특성 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 보니, 등·하교 시간 무조건 장콜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한 번 다녀올 때마다 비용이 1만 원 가량 들다 보니 바우처택시는 지원 금액 한도가 있어 얼마 사용을 못한다. 지원에 한도가 없는 임차 택시를 이용하려 하지만, 택시가 줄어든 탓에 등하교 시간에 1시간에서 2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개선이 조금씩 됐다곤 하나, 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여전히 오래 기다리는 이용자들이 많다. 기다림에 익숙해져,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대전의 특장차 수는 아직 특별교통수단 법정 대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조건 차량만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장애의 특성도 각기 다른 만큼, 이동권에 대해 계속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이 어디든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맞춤 복지가 지역에서 실현되길 바란다.
/ 정바름 사회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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