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세종시 김려수 문화체육관광국장, 박영국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예정), 이순열 시의회 의장. |
임원추천위원회(외부 7인)와 인사청문회란 2채널 검증의 실효성을 따져보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데려오는 과정이 되기보다 '국민의힘 vs 더불어민주당' 세 대결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지난 14일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이사회를 통한 박영국 신임 대표의 '임명 동의안 의결' 전·후로 부각되고 있다.
이순열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1명이 지난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인사청문회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 시장과 집행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한 데 이어, 김려수 문화체육관광국장이 14일 오전 반박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오후 들어 의회가 다시 재반박 성명을 내면서 갈등의 골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임명 강행'에 정치적 책임을 묻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협치 중단'을 선언했다. 문체부의 인사 청탁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반해 집행부는 '인사청문회=시장의 재량 행위이자 임의 규정'이라고 보고, 세부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전문가 그룹을 통한 검증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처럼 초기 이견은 '임원추천위 실효성'과 '인사청문회 찬·반'을 놓고 양측간 협치 진정성으로 시작됐으나, 이제는 박 대표가 '박근혜 전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가담했는지 여부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박영국 신임 대표 예정자가 15일 오전 해외 방문지에서 "(블랙리스트) 주도자도 아니고 작성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이순열 의장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저의 명예를 심히 훼손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맞받았고, 시 역시 추가 설명 자료로 시의회 주장을 일축했다.
이날 오후 들어선 최민호 시 정부의 초대 경제부시장을 지낸 이준배 국힘 을구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순열 의장에게 드리는 공개 서한'으로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이춘희 시장 시절에도 받아들이지 않은 시장 재량의 인사청문회를 요구하는 것은 무슨 논리적 궤변인가"라며 "의회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의장님의 진심은 민주당원에게 있는지, 시민을 향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세종참여연대 역시 오후 3시경 입장문을 통해 "블랙리스트 사건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 파악도 못한 인사 검증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냈다. 박 신임 대표에 대한 임명 철회와 사퇴를 촉구한다"며 "시민이 알고 싶은 사항은 공개 모집 지원 서류와 첨부 붙임 자료가 아니다. 시는 인사청문제도 이행 계획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순열 의장 등 민주당 역시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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