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사청문회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선 이순열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시의원 11인. 의회 제공. |
이순열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전원은 15일 성명을 내고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앞으로 2년간 세종시 문화·예술·관광 분야 발전을 주도할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나 매우 우려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감춰둔 카드도 꺼냈다. 박영국 신임 이사가 박근혜 전 정부 시절 문제시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인물이란 주장이다. 그는 이로 인해 감사원 징계를 요구받았고,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된 바 있다는 사실을 부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줄 세우고, 정치 편향을 이유로 낙인찍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당시 처분들이 세종시에서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무엇보다 '노무현의 도시'인 세종시 위상에 걸맞지도 않을 뿐 더러, 젊은 도시의 눈높이에 한참을 못 미치는 인사다. 한마디로 최민호 시장이 벌인 인사 참극"이라고 맹비난했다.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공무원 관련 경력 만으로 "어떻게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력과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란 의문도 제기했다. 그가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나 소통조차 해본 적이 없는 인사란 점에서 평가절하했다.
예산 확보를 전제로, 문체부(유인촌 장관) 또는 특정인의 추천·인사청탁인지를 놓고도 의혹을 제기했다. 퇴직 공무원의 밥그릇을 챙기려다 세종시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의원들은 "이 분야에서 이렇다 할 업적과 성과가 없는 인사를 적임자로 둔갑시켜 임명해 의심 받는 상황을 자초한 것은 최 시장 자신이다. 매우 유감"이라며 이를 검증한 임원추천위원회(위원 7명)의 한계점도 언급했다.
지난 14일 오후 진행된 대표이사 임명 동의안 관련 문화관광재단 이사회 모습. 세종시 제공. |
집행부가 만장일치로 의미를 부여한 것에 대해서는 "2명의 복수 다득점자를 최종 추천하는 것에 전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을 그렇게 둔갑시켰다. 청문회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궤변도 내놨다. 엄연히 법과 조례가 있음에도 강제조항이 아니란 말로 운운하며 의회를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이순열 의장은 "최 시장과 집행부의 이번 처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 앞으로 협치도 없다"며 "퇴직 공무원의 밥 그릇 챙기기보다 진정 세종시 발전을 위한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 아울러 의회는 임원추천위 기능을 전면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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