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의장이 13일 오전 기자회견에 나서며 인사청문회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시의회 제공. |
박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과 해외언론 행정관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 국립한글박물관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등 35년 가까이 문화예술 분야 주요 직책을 두루 지냈다.
지난 1월 대표이사 공모에서 16명 후보자 경쟁 끝에 임원추천위원회의 최종 2인 추천 명단에 포함됐고, 오는 14일 재단 이사회의 임명 동의안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다. 연임 가능한 그의 임기는 2년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10월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한 세종시의회부터 세종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의 반발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순열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시의원 11명은 이날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 강행과 협치 실종에 강력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 지난해 조례로 제정된 제도 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의회 제공. |
이 의장은 "청문회는 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사전에 검증하고, 임용 과정을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제도"라며 "이의 실시 근거가 담긴 지방자치법이 작년부터 시행되고,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제도가 없는 세종시도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했다"며 취지부터 되짚었다.
그는 이어 "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제도 도입 이후 최초의 기관장 임명 건이었으나 최민호 시장의 독단적인 임명 강행과 함께 협치의 첫 단추가 잘 끼워질 것이란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임원추천위만으로도 충분한 자질 검증이 가능하고, 인사권자를 믿어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는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임명 강행이 법과 조례에 따라 산하기관장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고 알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시민들의 정당한 신뢰를 저버린 처사로 규정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대표 김갑년, 이하 세종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인사청문회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참여연대는 "광역 단위는 물론 기초 단위까지 인사청문을 실시하라는 법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세종시는 이번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거부했다"며 "임원추천위원회가 공정하게 뽑았기 때문에 청문회는 안 한다고 한다. 이는 제도를 몰이해한 주장"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과 시민사회의 문화·축제 갈증 해소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 대표 자리인 만큼, 더더욱 투명하게 선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영국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 자료사진. |
이에 대해 이순열 의장은 "오늘 회견이 시기적으로 아쉬운 면을 안고 있으나 민주당 시 정부(이춘희 전 시장)부터 해온 진정성 있는 주장"이라며 "임원추천위 역시 의회와 전혀 소통 없이 진행됐다.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와 상충 요소가 있어 TF팀 구성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문화재단(대표)과 함께 인사 청문 대상과 직위에 포함된 기관은 세종도시교통공사(사장)와 세종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세종로컬푸드(주)(대표이사), 세종시 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원장), 사회서비스원(원장), 세종테크노파크(원장), 세종신용보증재단(이사장) 등 모두 8곳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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