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눈치에 GB 해제까지 '산 넘어 산'… 대전시립정신병원 이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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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눈치에 GB 해제까지 '산 넘어 산'… 대전시립정신병원 이전 난항

지난해 1월 대전시립정신병원 명칭 변경.신축 이전 발표
병원 인근 도시개발로 이전 민원 빗발… 건물 노후화도
주거지역 고려해 도심 외곽 부지 찾아… GB 규제 발목

  • 승인 2024-02-13 17:23
  • 신문게재 2024-02-14 2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대전시립정신병원
대전시립정신병원 전경.
대전시가 시립정신병원 이전을 공식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 없이 표류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정신병원을 혐오시설로 보는 따가운 인식에 밀려 도심 외곽으로 부지를 찾고 있지만, 개발제한구역(GB) 해제라는 큰 벽에 막히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3년 1월 대전시립정신병원 명칭 변경과 함께 신축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변경된 명칭은 '온 마음 병원'이다. 과거 시립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인식을 없애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겠다는 것이다.



1994년 개원한 대전시립정신병원은 대전 유성구 학하동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최근 학하동 일원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병원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 요구가 상당했다. 뿐만 아니라 30년이 넘은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복구 작업으로 버텨왔지만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선 뒤부터 이전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라며 "건물 기능을 계속 보강하고 있으나 여전한 노후화로 환자들의 불편함도 있어 신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전시는 최대 200병상 규모로 시립정신병원 신축 사업을 계획했다. 새 이름을 통해 이미지 쇄신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병원 이전을 장기 과제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병원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색안경은 벗겨지지 않았다.

대전시는 온 마음 병원을 새롭게 지을 부지를 찾고 있지만, 자신의 거주지에 병원이 들어선다는 계획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공간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

결국, 신축 이전을 하기 위한 첫 단계서부터 막혀버린 상태다.

주거지역을 고려해 도심에서 떨어진 곳을 찾더라도 개발제한구역이라는 규제가 발목을 잡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 대안으로 주거지와 근접하지 않은 부지 몇 곳이 파악된 상태긴 하나 모두 GB에 포함돼 있어 당장 이전을 추진하기란 불가능하다.

시는 해당 부지에 대한 GB 관리계획변경을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해 나갈 예정이지만, 계획대로 절차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대전시는 "GB 해제라는 난관을 해결하는 게 사업 추진의 첫 단계다. 관련 법 완화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에 해당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며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정확한 일정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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