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문화 수업 시간에 일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와! 좋겠다'라는 반응이 온다.
그러나 한자가 띄어쓰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본 초등학생들은 6년동안 1026개의 한자를 외워야 한다고 하면 또 다들 놀란다.
가타카나는 외래어를 표기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신문이나 학술적인 문서에서 국가명이 나올 경우, 전문적인 느낌을 주거나 또는 더 짧게 표기하기 위해 가타카나말고 한자로 표기할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국가명을 한자로 표기할 수 있는데 한국과 중국은 미국을 美國으로 표기한다.
반면 일본은 米?으로 표기한다.
미국(美國)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왜 중국은 미국을 아름다운 나라 美國으로 표기했을까.
양무운동(19세기 후반 청나라에서 서양 문물을 배워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극대화 운동)후에 중국은 서방을 배우자는 붐이 일어나고, 영국과 미국 등의 국가는 자연히 문인 사대부의 학습 대상이 되면서 '아름다울 美'을 쓰게 되었다.
반면 일본은 '아름다울 美'를 쓰지 않고 쌀 米를 써서 미국이라 표기한다.
왜 그럴까.
일본은 중국에서 표기한 한자를 그대로 사용한 시기도 있었으나 16세기 이후 서양인들이 일본에 오기 시작하고 일본인이 직접 외국인 발음을 듣는 기회가 늘어나 들리는 대로 국가명을 한자로 표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한자 본래의 뜻과는 관계없이 음이나 훈을 빌려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메이지 시대 초기에 활약한 영어 번역가가 미국을 '메리켄(米利堅)'으로 표기해 쌀 米자로 표기한 것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쌀을 많이 먹는 나라라서 米가 아닌 것이다.
같은 나라 혹은 물건을 놓고 국가별로 쓰여지는 언어를 보면 그 속에는 역사적인 사연과 문화가 담겨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어 단어 하나 하나에 깃들여져 있는 조상들의 정신과 문화유산을 우리 다문화 가정도 배울 수 있다면 제2의 고향, 한국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사오까 리에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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