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했으나 충청권에서는 당장 의료인력 부족에 따른 진료공백과 원정진료을 겪고 있다. |
▲의사 부족 필수의료 공백 '진행 중'
충청권에서는 의사가 부족해 진료가 이뤄지지 않거나 충분한 진료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현상은 이미 지역 환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바탕으로 가장 최근인 2022년 말 기준 계룡시에서 진료하는 외과 전문의는 2명뿐이고, 보령시 안과 전문의 역시 2명, 도청 소재지인 홍성의 경우 정형외과 환자 3만4000명이 발생한 때 관련 의원은 3곳으로 환자 대비 의료기관이 부족한 실정이다. 같은 시점 기준으로 보령시, 계룡시, 서천군, 홍성군, 태안군에서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부재해 진료 공백을 빚었다. 충북도에서 필수의료 전문의 중 65%는 청주시에서 진료 중으로, 보은·영동·증평·진천·음성 등 6개 군지역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했다. 충북에 상주하는 전문의는 2018년 기준 2472명에서 2023년 8월 기준 2534명으로 변화가 거의 없을 때, 단양군에서는 같은 기간 18명에서 12명으로 줄었고, 보은군 45명에서 35명으로, 옥천군 70명에서 58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응급에도 서울까지 원정진료
필수의료 분야 진료여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에서는 환자가 타 지역으로 멀리 있는 병원을 찾아가는 실정이다.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2022년 기준 서산시와 태안군에서 환자가 발생한 경우 87%, 98% 비율로 타 지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들 두 지역의 유출 다빈도 지역 1순위는 서울이고 2순위가 천안으로 심정지 등의 심뇌혈관 진료를 위해 환자가 서울까지 이송되는 실정이다. 괴산·단양군에는 소아청소년과가 부재해 소아환자 90% 이상이 타 지역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았으며, 공주시, 당진시, 부여군, 서천군, 태안군에서도 응급환자 자체충족률은 10% 미만이었다. 지역 내 응급환자를 타지역으로 옮길 때 보령시에서는 주로 전북까지 이동했고, 논산시와 청양군에서는 대전으로, 서산시에서는 천안으로, 홍성군에서는 천안으로 이동하는 거리도 짧지 않았다. 의식장애와 호흡곤란, 혈관손상 등으로 계룡시와 금산군에서는 응급환자를 지역 내 병원에서 진료할 여건을 갖추지 못해 타 지역 의료기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올해 말부터 수도권 분원 쏠림
지역 의료기관에서는 수도권 대형병원이 건립 중인 분원에 의사와 간호사 이직이 올해 말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에 9개 대학에서 11개의 분원을 설치할 예정으로 2028년까지 많게는 서울과 경기권에 6600병상이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료원이 경기도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각 새병원을 건립해 2028년 개원할 계획이고, 아주대병원도 경기도 평택과 파주시에 분원을 추진 중이다. 지역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 공백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증원은 앞으로 10년 뒤에 의사 확충될 것으로 그때까지 수도권에 대형병원 분원이 마련되는 등 유출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당장 지역 필수의료 확보대책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