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실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교육주체 4만 200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는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진행됐으며 초등학교 학부모 37.3%, 초등학교 교원 26.4%, 교육행정직원 14.4%, 유치원 및 중고등학교 학부모 8.9%, 돌봄공무직원 5.2%, 유치원 및 중·고등학교 교원 3.9%, 기타 3.8%가 각각 응답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61.9%는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주체별로 각각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는데, 학부모는 49.6%가 도입에 찬성하며 36.3%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주체별 늘봄학교에 대한 인식차를 재확인한 것이다.
'늘봄학교가 도입된다면 관리 책임은 누가 맡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44.5%가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꼽았다. 특히 초등학교 교원의 78.8%가 지자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86%가 늘봄학교 도입으로 기존 방과후와 돌봄 관련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으며, 각자 자신들의 업무가 가장 늘어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초등교원은 86.9%가, 돌봄공무직은 83.8%가, 교육행정직은 70.2%가 본인을 골랐다.
또 응답자의 78.3%는 교육주체 간 업무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범운영을 거치는 동안부터 업무 가중을 호소하는 교원의 요구가 거셌다. 정부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교원 배제 방침을 정하자 교육행정직(공무원)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늘봄학교 운영에서 교사의 역할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지' 묻자 응답자 56.6%가 '동의한다'고 했지만 교육행정직의 72%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서로 다른 인식과 갈등을 드러냈다.
강득구 의원은 이 같은 설문결과가 안정적인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필요한 교육주체 간 합의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봄학교 운영의 책임자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강 의원은 "교육정책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관련 구성원을 설득해 나가려는 노력이 있을 때 강력한 추진이 가능하단데 현재 교육부가 도입하려는 늘봄학교는 그러지 못하다"며 "누가 책임자인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조차 없는 상황에서 늘봄학교 이용 중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학교와 교육청,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가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전면확대는 시범 운영에 대한 충분한 재검토와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법적 근거가 마련돼 관련 예산과 인력이 담보된 이후 추진돼야 한다"며 "교원과 학부모, 교육행정직과 돌봄공무직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사회적 합의를 거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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