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1월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교육부의 '2024 늘봄학교 추진방안'이 공개되자 교원 노동조합과 단체, 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잇달아 논평과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교육계 주체별 각각 입장이 다른데, 우선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학교의 본질인 교육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하 교사노조)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겠다는 늘봄학교의 기본 전제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현재 늘봄학교 추진 방안에 따르면 늘봄학교 전면확대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교실 겸용 문제와 교사 업무 분리에 대한 부분이 추진방안에 담기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교사노조도 "별도의 유휴교실이 없는 경우 운영을 강제하지 말고 별도의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며 "고학년 학생들이 교실이 없어 특별실 수업을 못하는 등 교육과정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학교 내 공간들은 학생이 머무르는 시간뿐만 아니라 수업을 마치고 떠난 뒤에도 수업 준비, 학급 환경 구성, 교사 업무를 위해 필요한 공간"이라며 "교육부는 이미 존재하는 지역사회의 아동센터 등 돌봄기관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학교 부담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교원과 늘봄학교 업무를 분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선 적용이 쉽지 않은 상황과 일과 시간 후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교조는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사에게 업무 전가, 방과후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에서 교사를 어떻게 보호할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신입생 맞춤형 프로그램 준비를 이미 교사가 떠맡고 있그며 얼마 전 충북의 한 유치원에서는 방과후에 발생한 사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관련 대책 없이 무작정 늘봄 프로그램을 양적으로 확대한 계획은 현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학교별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발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늘봄전담인력 배치와 관련해 늘봄지원실장으로 교감을 둘 수 있다는 대목에 반발하며 교원 분리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 원칙을 뒤엎고 교사 업무 배제도 요원하게 만들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의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실제 늘봄학교 운영 시 학생들에게 방과후 수업을 제공하고 돌봄을 맡을 학교비정규직은 또 다른 차원에서 의견을 내고 있다. 지자체 이관을 요구하는 교원과 상반된 입장을 가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늘봄학교 정책 논의 과정서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돌봄전담사가 맡았던 학생 인원 수 제한이 사라지게 되면서 업무는 과중될 텐데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는 없다는 것이다.
학비노조는 "공무직 증원을 극도로 꺼리는 시도교육청의 입장을 감안하면 인력은 단기 계약직, 퇴직교원이 될 공산이 크다"며 "불안정한 비정규, 비전문 단기 인력으로 땜질하겠다면 늘봄학교의 안정적 운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육공무원들은 교원으로부터 분리된 업무가 공무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원전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은 "늘봄지원실장에 지방공무원을 배치하겠다고 한다"며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교원에게서 분리시키고 늘봄지원실 전담체제를 지방공무원에게 전가하겠다는 교육부의 현실성 없는 정책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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