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선택 설 특사 ‘불발’이 더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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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선택 설 특사 ‘불발’이 더 아쉬운 이유

  • 승인 2024-02-06 17:50
  • 신문게재 2024-02-07 19면
정부가 설 명절에 즈음해 7일자로 단행한 특별사면에는 명분과 실리가 있다. 갈등 극복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은 더없는 명분이다. 생계형 사면은 실리도 있다. 민생경제 활력 제고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흔적도 보인다. 정치인과 경제인, 지난 정부 고위 공직자까지 포함됐다. 하지만 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980명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에도 희비가 가장 엇갈린 곳은 충청권이다.

사면은 헌법적 근거(제79조 1항)가 있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형평에 어긋날 땐 비판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청와대를 거쳐간 전직 주요 공직자와 여야 정치인 등 사면 대상자 면면을 보면 서운함이 앞선다. 대전시민의 초미의 관심사여서만은 아니다. 정치인 사면 최소화라는 원칙을 떠나 국민적 공감대나 대통합이란 내용 면에서 잘못된 원칙 적용이 아닌가 싶어서다.

잘 알려진 대로 권 전 시장은 2017년부터 10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돼 정치적 행보가 중단된 상태다. 지역에서는 포럼 활동을 위한 특별회비로 인해 정치자금법 위반 족쇄가 채워진 권 시장의 명예회복을 바라는 정서가 적지 않다. 형 확정 잉크가 마르기 전에 복권됐던 전직 서울 구청장 등의 전례와 견주며 박탈감마저 갖는다. 정치 행보 재개 여부야 어떻든 권 전 시장에 대한 사면은 정당성을 국민에게 설득하지 못할 바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쉽다.

대전 중구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 전 시장에 대해서는 정파를 떠나 사면을 바랐다. 그만큼 갈등 극복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에 잘 어울리는 경우였다. 사면과 복권이 여야의 내부 경선 판도를 바꾼다 할 만큼 표심에 영향력과 지분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영·호남 전직 시·도지사들이 줄줄이 명예회복의 길을 열었으나 또 '불발'이다. 역차별 논란이 일면서 사면의 정치적 통합 기능을 떨어뜨린 결과가 됐다. 민선 6기 대전시정을 이끈 권 전 시장의 설 특사 누락은 명분도, 실리도 잃고 사면의 원칙과 기준을 의심하게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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