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과거 방식인 병립형 복귀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유지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물론 제3 지대와 군소정당까지 비례대표 국회의원(47석) 배분을 놓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벌어졌던 위성정당 난립과 이합집산 등이 또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며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했다.
제1당인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로 당론을 정하면서 공직선거법 개정 없이 현행 제도대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성정당 창당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총선 당시 처음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제는 47석의 비례대표 중 30석의 경우 지역구 선거 결과와 정당 득표율을 함께 반영해 배분하는 제도다.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식이다. 나머지 17석은 지역구 선거 결과와 연동하지 않는 병립형으로 채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취지로 여당과 소수 정당이 힘을 합쳐 도입했지만, 거대 정당들이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애초 도입 취지도 무색해졌다. 당시 민주당은 163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84석을 각각 차지하고 두 정당의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17석, 19석을 확보했다. 정의당은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은 3석만 가져갔다.
일찌감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 작업에 들어간 국민의힘에 이어 민주당도 준연동형 유지 방침으로 선회하는 동시에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원내 군소정당들과 제3 지대 신당들 역시 의석 확보를 위해 이합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 군소정당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 등이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의 움직임은 한층 분주해질 전망이다. 앞서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등 군소 야당이 뭉친 '개혁연합신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통합형 비례정당’과 관련해 “민주당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게 아니다. 비례 투표를 위한 정당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향하는 후보만 있는 게 아니라 소수 정당 후보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께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다르다"고 말했다.
통합형 비례정당에 참여하는 소수 정당에 대해선 "어떤 소수정당과 함께할지는 구체적 협의를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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