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입학증원 확대 규모를 설 연휴 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2035년까지 1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이에 따른 의대 증원 규모가 연간 1000명대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월 1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10년 뒤 의사가 1만5000명이 부족하다는 예측에 기반해 올해 고3이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10년 동안 부족 인원을 해소하려면 연간 1500명을 늘려야 하는 만큼 최소 1000명 이상, 많게는 2000명 안팎의 정원을 늘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2006년부터 19년째 증원 없이 동결된 상태다. 1500명을 확대한다고 가정하면 의대 정원은 현재의 1.5배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지역 의료계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월 10일 홍성의료원에서 개최된 대전·세종·충남병원회(회장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이사회에서는 의과대 증원이 주요 토론 주제가 됐다. 의대에서 인재를 선발해 교육시켜 의료현장 실전에 봉사하는데 15년은 소요된다는 점에서, 미용과 성형 분야에 의료인력을 우선 필수와 지역의료 분야에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또 수도권에 9개 대학에서 11개의 분원을 설치할 예정으로 올 하반기부터 지역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역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의료인력 블랙홀 현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대전시의사회에서도 4일 성명을 내고 "이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관치의료 폐해의 탁상공론"이라고 규정했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성명을 통해 "의사의 전문직업성을 인정하지 않는 관료주의 의료제도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정책 패키지로 규정하며, 국민 건강과 미래의료를 위해서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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