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
늘봄학교는 2023년 1학기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당초 계획했던 2025년보다 앞당겨져 2024년 2학기 전국 모든 학교서 전면 도입된다. 이 정책은 모든 초등학생이 맞춤형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 서비스 제공 주체인 학교 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선생님은 늘봄을 포함한 방과후와 돌봄 업무를 교사 업무에서 분리하고 늘봄 운영시간 중 발생한 사건의 책임 소재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란 목소리를 시종일관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학교마다 늘봄지원실을 설치해 행정업무를 전담하도록 하고 단계적으로 교원 업무를 배제해 2025년엔 교원과 분리된 전담 운영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도기적 조치로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원을 학교에 배치하겠다는 방안도 덧붙였다.(교사들은 당장 학교 단위의 늘봄지원실 설치와 기간제 교원 양산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렇게 해결될 것 같으면 애초 문제도 아닐 터. 교사를 늘봄학교 업무에서 배제한다는 정부 계획에 또 다른 주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늘봄학교에서 빠지면 그 업무는 교육행정을 하는 이들이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많은 기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것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도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방과후 수업과 돌봄을 제공하는 큰 축인 학교비정규직은 늘봄학교와 관련된 논의에 배제돼 있다며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다 학교 밖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도 늘봄학교에 제동을 건다. 센터가 수용하던 아이들이 줄어들어 가뜩이나 어려운 운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이쯤이면 늘봄전쟁이다. 교육부 앞에선 매일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고 논란이 이어지자 학부모들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과연 내 아이가 학교에서 안전하고 온전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교육부는 1월 23일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통해 "늘봄학교, 유보통합, 대학개혁 등 교육개혁으로 저출산 등 사회적 난제 푼다"며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으로 출생률 반등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주체와 대화하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그 의미를 느끼기엔 교육 현장은 아직 춥다. 봄을 기다리지만 그렇다고 너무 빠른 봄은 또 다른 문제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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