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재철)는 교도소 수감 중인 30대 A씨를 스토킹처벌법위반 및 특정범죄가중법위반(보복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A씨가 12년 전 헤어진 피해자에게 2022년 12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내용증명을 네 차례 발송해 "당신 가족의 무고로 내가 처벌받았으니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데이트 비용 반환과 위증에 따른 위자료를 받겠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2022년 12월부터 3개월 사이 두 차례 제기했다. 두 차례 민사소송이 접수되면서 법원은 피해자에게 재판을 안내하는 소장과 준비서면을 송달했다. 또 A씨는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피해자의 주민등록등본을 확보하려 했다. 검찰은 A씨의 이같은 행위가 헤어진 연인을 지속적으로·반복적으로 괴롭히기 위해 민사 법적절차를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앞서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검찰은 법원에 A씨가 피해자에 대한 추가 스토킹행위를 중단할 수 있도록 서면 경고를 집행하는 잠정조치를 청구해 1월 22일 법원으로 결정을 받아 교도소 측에 전달했다. 이에따라 A씨에게 법원이 발부한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명 경고장'이 전달됐다. 다만, 스토킹처벌법에서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할 수 있으나 우편에 의한 접근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대전지검 형사3부는 교도소에 협조를 요청해 A씨가 피해자와 그 가족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에 대해서는 사전검열을 통해 발송차단을 요청했다.
다만, 민사재판을 제기해 그에 따른 절차로 이어지는 소장과 준비서면 전달 행위를 상대를 괴롭히기 위한 스토킹이라고 처벌할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민사재판절차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처벌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교도소에서 수용중임에도 피해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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