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
경쟁의 중심엔 양홍규 전 당협위원장과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있다. 단순히 서구을 3선 터줏대감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맞설 도전자가 누가 되는지를 넘어 이들의 대결에 각종 정치적 배경과 관계가 얽히면서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두 사람의 경쟁은 이택구 전 부시장이 출마지를 서구을로 정하면서 시작됐다. 출마와 지역구 선택은 자유지만,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 전 부시장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나서면서 구도가 복잡해졌다. 당장 출마지를 서구을로 결정한 배경에 이 시장의 의중이 담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제8회 지방선거 대전시장 경선 당시 양 전 위원장은 박성효 전 시장의 컷오프(3선 이상 낙선자 배제)에 반발해 당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가 당협위원장뿐만 아니라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었기에,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시장 경선에 참여한 이 시장 측에서도 공개적이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강한 불만을 쏟아낸 게 사실이다.
이런 배경 탓에 '자객설'이 더욱 확산됐지만, 양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출마지 선택은 이 전 부시장 본인의 100% 결정 사항이라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 시장이 이 전 부시장의 후견인을 자처해 공천 경쟁이 양 전 위원장과 이 시장의 대리전으로 번진 양상이다. 안 그래도 이 시장이 이번 총선을 기회 삼아 대전 전체로 세력 확장에 나선 상황이라 '양홍규 vs 이택구' 대결에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양홍규, 이택구, 강노산, 조성천 예비후보. |
31일엔 이병철 시의원이 이 전 부시장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 시의원이 양 전 위원장의 서구을 당원협의회(당협) 소속이었던 만큼 양 전 위원장과의 정치적 결별을 공식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내에선 본격적인 공천 작업을 앞두고 일어난 조직 이탈이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부시장 측은 대성고 총동문회장인 이 시의원의 영입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양 전 위원장 측의 인사 합류가 대세론으로 이어질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친다. 반면 양 전 위원장 측은 노골적인 '빼가기'라며 내부적으로 반발이 감지되지만, 자신들의 우세 판도에 변화가 없다는 판단 아래 기존 일정을 소화했다.
공천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서구을은 국민의힘이 앞선 총선에서 3차례 연속 패배한 지역으로 '우선추천' 기준에 해당한다. 전략공천이 가능하단 뜻이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실제 후보를 단수로 추천할지, 경선을 거칠지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두 사람 외에도 조성천 변호사와 강노산 전 서구의원이 뛰고 있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경쟁이 치열한 건 다른 지역도 똑같지만, 서구을의 양홍규 전 위원장과 이택구 전 부시장의 대결에 정치적 관계와 배경이 얽히다 보니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며 "이장우 시장의 세력 확장과 맞물려 서구을 공천 결과에 따른 당내 세력 간의 정치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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