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베토벤 합창 교향곡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베토벤 합창 교향곡

김홍진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문학평론가

  • 승인 2024-01-31 17:31
  • 신문게재 2024-02-01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황하연
황하연 대전음악협회장.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초연된지 올해로 20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1798년에 시작된 시와 음악의 단편들을 노트하고 꾸준히 그의 악상과 시상을 스케치해오다가 1823년 완성했으니 작품 구상과 시상을 연결하기 위해 근 32년여의 고집스럽고 찰저한 준비를 해온 셈 입니다. 결국 1824년 5월 7일, 비엔나의 케른트너 극장에서 역사적인 합창 교향곡의 초연이 펼쳐집니다.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1785년에 쓰여진 이 송가는 자유, 사랑, 삶의 기쁨을 노래하며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노래합니다. 이 시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전 인류의 평등과 인간 본연의 자유로운 세계상을 표현하고 있고, 이러한 희망과 사랑이 강조된 프리드리히 쉴러의 환희의 송가, Ode an die Freude>가 삽입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매우 특별한 순간에 자주 연주됩니다. 40년을 막아선 철의 장막, 동서로 나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의 크리스마스, 베를린에서 울려 퍼진 희망과 화합의 메세지를 전세계에 방영하여 세계의 평화와 인류애를 확인하며 다시 한번 합창 교향곡의 웅장함과 위대함 그리고 베토벤의 비범함을 느끼게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분들이 알만한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그의 정신세계의 위대함 입니다.



베토벤의 유서에는 그를 평생토록 힘들게했던 청각장애와 정신불안 등의 질병치료와 해부 등 연구를 목적으로 자신의 시신을 기증한다고 했답니다. 그렇게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애정과 희망이 넘치는 그런 사람이었다니요, 그의 평소 성격과 생김새와는 전혀 딴판인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위대하다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위대한 삶을 살다 간 사람입니다. '자유, 평등, 우애'를 모토로 한 프랑스 혁명의 영웅 나폴레옹을 추앙하여 교향곡 3번 '영웅'을 작곡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자 실망하여 교향곡 표지를 찢어버린 사람, 인간의 자유 의지와 인류애 그리고 환희와 희망을 주제로 인생역작 '합창' 교향곡을 써 내려간 사람이 바로 인간 베토벤 인것 입니다.

또 한가지 위대한 점은, 음악이 음악 예술 자체의 존재로의 출발과 음악안에 작곡가의 사상과 열정, 자유주의의 철학을 담아내는 낭만주의를 이끌어 내었다는 점 입니다. 베토벤은 음악안에서 자신의 삶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작곡가 입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답습의 흔적이 보이지만 중기에 들어서는 베토벤 스타일, 음악자체에 자신의 의지와 철학을 불어넣어 독특하고 명쾌한 표현과 스타일을 정립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후기에 나타난 음악적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그는 '악성'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인물이 된것 입니다. 바로 '운명'과 '합창' 교향곡과 같이 전에 없던 합창과 솔로의 등장 등 이전에 없었던 교향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헨델과 모차르트같은 천재적인 작곡가는 아니었지만 그의 반 평생을 고심하고 고치고 또 고쳐, 장장 30여년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 '합창' 교향곡이기에 더더욱 위대한 작품이라고 생각 합니다.

마지막으로 베토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청각장애와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인 성장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전해줍니다.

베토벤은 당대에 독일에서 가장 유명했던 작가 괴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청년시절부터 괴테와 쌍벽을 이루었던 프리드리히 쉴러를 좋아하여 열렬한 팬이었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 '환희의 송가'를 주제로 작품을 써야겠다라는 구상을 시작하였습니다.

2001년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환희의 송가'는 현재 유럽연합(EU)의 공식 애국가로 전쟁과 분쟁을 씻어내고 평화와 화해를 상징합니다.

황하연 대전음악협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