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연 대전음악협회장. |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1785년에 쓰여진 이 송가는 자유, 사랑, 삶의 기쁨을 노래하며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노래합니다. 이 시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전 인류의 평등과 인간 본연의 자유로운 세계상을 표현하고 있고, 이러한 희망과 사랑이 강조된 프리드리히 쉴러의 환희의 송가, Ode an die Freude>가 삽입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매우 특별한 순간에 자주 연주됩니다. 40년을 막아선 철의 장막, 동서로 나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의 크리스마스, 베를린에서 울려 퍼진 희망과 화합의 메세지를 전세계에 방영하여 세계의 평화와 인류애를 확인하며 다시 한번 합창 교향곡의 웅장함과 위대함 그리고 베토벤의 비범함을 느끼게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분들이 알만한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그의 정신세계의 위대함 입니다.
베토벤의 유서에는 그를 평생토록 힘들게했던 청각장애와 정신불안 등의 질병치료와 해부 등 연구를 목적으로 자신의 시신을 기증한다고 했답니다. 그렇게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애정과 희망이 넘치는 그런 사람이었다니요, 그의 평소 성격과 생김새와는 전혀 딴판인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위대하다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위대한 삶을 살다 간 사람입니다. '자유, 평등, 우애'를 모토로 한 프랑스 혁명의 영웅 나폴레옹을 추앙하여 교향곡 3번 '영웅'을 작곡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자 실망하여 교향곡 표지를 찢어버린 사람, 인간의 자유 의지와 인류애 그리고 환희와 희망을 주제로 인생역작 '합창' 교향곡을 써 내려간 사람이 바로 인간 베토벤 인것 입니다.
또 한가지 위대한 점은, 음악이 음악 예술 자체의 존재로의 출발과 음악안에 작곡가의 사상과 열정, 자유주의의 철학을 담아내는 낭만주의를 이끌어 내었다는 점 입니다. 베토벤은 음악안에서 자신의 삶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작곡가 입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답습의 흔적이 보이지만 중기에 들어서는 베토벤 스타일, 음악자체에 자신의 의지와 철학을 불어넣어 독특하고 명쾌한 표현과 스타일을 정립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후기에 나타난 음악적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그는 '악성'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인물이 된것 입니다. 바로 '운명'과 '합창' 교향곡과 같이 전에 없던 합창과 솔로의 등장 등 이전에 없었던 교향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헨델과 모차르트같은 천재적인 작곡가는 아니었지만 그의 반 평생을 고심하고 고치고 또 고쳐, 장장 30여년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 '합창' 교향곡이기에 더더욱 위대한 작품이라고 생각 합니다.
마지막으로 베토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청각장애와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인 성장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전해줍니다.
베토벤은 당대에 독일에서 가장 유명했던 작가 괴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청년시절부터 괴테와 쌍벽을 이루었던 프리드리히 쉴러를 좋아하여 열렬한 팬이었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 '환희의 송가'를 주제로 작품을 써야겠다라는 구상을 시작하였습니다.
2001년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환희의 송가'는 현재 유럽연합(EU)의 공식 애국가로 전쟁과 분쟁을 씻어내고 평화와 화해를 상징합니다.
황하연 대전음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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