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와 금산군의회의 '대전시-충남 금산군' 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민과 금산군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진행됐을뿐더러,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도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이라는 큰 방향에도 역행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김태흠 지사도 통합 논의에 대해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태흠 지사는 30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전시와 금산군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 충남, 대전, 세종, 충북이 힘을 모으는 메가시티 조성을 하는 과정에서 대전과 금산이 통합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며 가야 할 상황에 대전과 금산만의 통합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큰 방향을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9일 대전시의회와 금산군의회는 시군통합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은 이날 대전시의회를 찾아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을 만나 "금산군민들 사이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도시 통합을 통해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래 의장은 "통합이 이뤄진다면 대전은 산업단지 용지 확보와 관광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 의회에서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무의미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충청권 4개 시도가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묵은 시군 통합 논의는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조길연 충남도의회 의장은 "통합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기에 정말 통합이 필요하다면 추진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충청의 힘을 하나로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향해 가는 시점에서 이 같은 논의가 크게 의미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에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선8기 들어서 금산군 진산면에 남부출장소를 설치하는 등 도가 군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
도의 남부출장소 설치는 도청 내포신도시 이전에 따른 금산, 논산, 계룡 등 남부 3개 시·군민의 불편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됐으며 김태흠 지사의 공약이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대전시민과 금산군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 상태에서 진행된 지 모르겠지만, 민선8기 들어서 금산, 논산, 계룡 등 시군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각 시군 발전을 위해 남부출장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 금산군이 대전시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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