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기윤 충남 금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대전시의회 의원과 금산군의회 의원들은 29일 대전시청 시의회 의장 접견실에서 만남을 갖고 '대전.금산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이상문 기자 |
총선을 불과 70일 남겨놓은 가운데 지역 주민 대의기구인 대전시의회와 금산군의회가 통합에 힘을 모으기로 했는데 금산군의 상위 지자체장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반대 입장이 확고, 총선 정국에서 휘발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의회와 금산군의회는 지난 29일 대전시의회에서 만나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사례처럼 국회에 특별법 제출을 추진키로 하는 등 두 지역 통합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금산군 의회는 최근 7명 의원 만장일치로 두 지역 통합을 골자로 하는 '행정구역 변경 건의안'을 통과시켰고 대전시의회도 3월 임시회에서 같은 내용의 건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두 의회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얼마 전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과 회동에서 금산주민 뜻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박종선 대전시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대전금산 통합을 주창했는데, 대전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점(통합)이 훨씬 유리한 건 맞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전 금산 통합 찬성론이 커지면서 코 다가온 총선 정국에서 이를 관철시킬 동력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전과 금산 지역에 출마하는 각 후보들 공약이나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지역 공약으로 제시하도록 촉구하는 등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충남 계룡, 충북 옥천 등 대전과 생활권과 경제권이 겹치는 다른 시군으로까지 편입 논의가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얼마 전 경기도 김포, 하남 등지 서울 편입을 골자로 한 '메가 서울'처럼 '메가 대전' 논의가 총선 바람을 타고 촉발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같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윤창현 의원(대전동구)은 지난해 11월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작게는 대전과 금산, 대전과 계룡 등 생활권이 겹치는 지역을 합치는 안부터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을 모두 묶는 거대한 규모의 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총선정국에서 대전-금산 통합 논의가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산군이 속해 있는 광역자치단체인 충남도의 도백(道伯)인 김태흠 지사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30일 충남도청 기자회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갈음했다. 그러면서 "충남·대전·세종·충북이 메가시티 구성을 하는 단계에서 지엽적으로 대전과 금산이 움직인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금산이 대전이 통합될 경우 충남의 인구와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김 지사로선 용인하기 어렵다는 뜻이 이런 발언에 깔렸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이와 함께 여야가 중앙당 차원에서 대전-금산 통합 공약으로 제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권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선 주민 의견이 상충 되는 사안에 대해선 좀처럼 한 쪽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표심에 흔들 수 있는 변수를 굳이 만들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과 충북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KTX 세종역 신설 건도 지금까지 여야가 중앙당 공약으로 제시한 적은 없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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