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종수 선생의 유작. (왼쪽부터) 마음의 향, 잔설의 여운. |
대전시는 지난해와 달리 전략을 바꿔 이종수 미술관의 지역 예술계 역할론을 어필하며 이번 주 두 번째 도전에 나서는 데 건립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인 정부 사전평가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주 중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대전 동구 소제동(305-78번지) 일원에 지하 1~지상 1층 건물로 연 면적 1100㎡ 규모의 이종수 미술관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미술관 공간엔 전시실과 수장고, 교육·연구·체험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대전시는 지난해 미술관 건립을 위한 필수 절차인 문체부 사전 평가에서 '부적정' 결과를 통보, 이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도 반려되자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하반기 미술관 건립 타당성 용역을 진행한 후 이를 토대로 문체부에 종합의견서를 전달한 바 있다.
정부는 '해당 미술관이 대전에 생길 시 시민 문화 향유에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보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전시가 제출한 서류에는 정부가 요구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당시 대전시가 작성한 평가서에는 이종수 선생에 대한 업적 등 그의 중요성만 강조됐을 뿐, 해당 미술관이 대전에 필요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종수 미술관을 포함해 문화 시설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짓겠다는 대전시의 목표를 위해서라도 당장 문체부 평가를 통과하는 게 급선무다.
앞서 시는 '선 디자인 후 사업계획' 방식을 도입해 이종수 미술관 기획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도 행정절차에서 발목을 잡힌다면 그간 노력이 무산될 우려가 크다.
이에 대전시는 이종수 미술관의 '필요성'과 지역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평가서를 보완한 상태다. 미래형 미술관으로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고, 동서 간 문화 격차를 줄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조명을 비추겠다는 골자다.
또, 대전 전공자들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될 기회가 주어지면서 젊은 예술인들을 육성할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 시립미술관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를 담다 보니 최근 쏟아지는 도자나 공예, 응용미술 작가들의 예술품을 전시할 기회가 없어 이번 미술관이 필요하단 점을 피력할 것"이라며 "또, 지역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공방 등 참여형 전시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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