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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체제에 따른 극단의 증오·혐오 정치 탓에 발생한 것으로 이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물어뜯는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선거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25일 배현진 의원이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10대에게 돌덩이로 머리를 공격당했다.
머리 등을 다친 배 의원은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한 뒤 27일 퇴원했다.
배 의원은 퇴원하면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끔찍한 일이 국민 누구나가 너무나 무력하게 당할 수도 있는 치명적 위협이라는 걸 실감했다"며 "국민, 저의 송파 주민들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보다 더 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 의원 피습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앞서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치권은 초비상이다.
4·10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가운데 충청권 28개 선거구를 누비는 여야 주자들도 긴장을 잔뜩 하고 있다.
누구나 이 대표와 배 의원처럼 끔찍한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으로 비대면이 아닌 대면 선거 운동이 보편화 되면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전 한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정치신인은 "이제 곧 총선 민심을 가늠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만날 기회가 잦아지는 데 언제 어디서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예산 문제로 경호전담 인력을 항상 대동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경찰의 신변 보호도 유력정치인에 한정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충청권의 또 다른 예비후보도 "요즘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손이나 주머니에 흉기나 둔기 같은 것이 들려 있는지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며 "가능하면 혼자 다니는 일정을 최소화하고 캠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과 함께 다니려 하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당 상징색 점퍼를 입는 경우가 많아 정치테러 표적이 되는 것 같아 불안한 심정"이라고 귀띔했다.
정치테러는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현재의 정치 문화가 이념이 다른 상대방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물리적인 공격까지 유도한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면서 4·10 총선 과정에서 정치테러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선 여야 간 대결이 아닌 정책 선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재대 김형준 석좌교수는 "얼마 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저출산 대책을 같은 날 발표한 것처럼 여야가 정쟁과 대립이 아닌 정책을 통해서 차별화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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