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대전시-머크 간 투자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 제공 |
28일 지역 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생산 시설과 관련, 둔곡지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입주 협약을 체결한 머크사는 다음 달 이사회에서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당초 2023년 연내 승인이 예상됐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과 최종 투자 의견 조율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전 인력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3일에는 외국계기업 취업전문사이트에 머크 코리아의 '바이오 공장 신설 프로젝트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면서 '대전 둔곡지구'로 명시했다.
앞서 지난 5월 서울에서 대전시와 머크사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 시설을 대전에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협약 내용을 보면 대전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조성되는 둔곡지구에 규모 4만 3000여㎡의 부지를 머크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머크사는 백신·바이오의약품 제조 원료와 부자재, 바이오 공정용 제품 등의 생산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지면 당장 올해 공장 건립을 시작해, 2025년에는 준공이 가능하고, 2026년쯤 영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에서 머크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인 머크가 생산 기지를 만들면 대전 바이오 산업 시장 활성화가 큰 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 대전은 바이오 기술의 원천인 카이스트 등 대학, 출연연 우수 인력과 더불어 지역 기업들의 수출 행보를 보면 바이오 분야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글로벌 기업과 함께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머크 이전에 따른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협력을 위해 대전행을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대전으로서는 인근에 추가로 산업단지 확보 등 확실한 벨류체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머크가 전 세계 유수 과학관련 도시를 두고 대전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연구 개발 자원이다. 카이스트를 비롯, 대학교와 대덕특구 등 연구단지 등에 큰 매력을 느꼈다. 대전시는 앞으로 이들 기관과 머크의 확실한 연결 고리 역할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역 대학에서 우수 인력을 양성해 머크에 공급,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대전 바이오 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대전에 머크사가 예정대로 온다면,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바이오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여 지역 바이오 업계로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단순한 생산 기지가 아닌 연구 기능까지 더해져, 주변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668년 창립한 세계 최초의 제약회사인 머크사는 전 세계 6만 4000명의 직원을 두고 일렉트로닉스, 라이프사이언스, 헬스케어 총 3개의 비즈니스 파트로 분류해 운영한다. 한국머크는 1989년 설립, 현재 1700명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66개국에서 222억 유로(한화 31조 원)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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