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체험 활성화 민간승마장 관리는 '사각지대'

대전서 연간 학생 2천명 승마장서 체험
지도·관리 책임 지자체 말 사육규모 몰라
"개설자 정확한 신고 요구 후 점검" 밝혀

대전에 민간승마장이 개설되어 학생들 승마참여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지자체의 승마장 안전관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중도일보DB)

말 등에 오른 기수가 되어 모래운동장을 타박타박 걸어가는 승마가 대중스포츠가 되면서 민간승마장에 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에서 연간 2000여 명의 학생이 승마 체험에 지원해 민간승마장에서 일일 기수가 되고 있으나, 지자체는 승마장에 몇 마리의 말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어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대전시와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대전에서 말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승마장은 서구와 유성구에 총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승마장에서 모두 승마용 말 66마리를 사육 중으로, 공영의 복용승마장에 31마리, 민간의 대전승마장 22마리, 퀸즈승마장 9마리 등이다. 말 등에 올라 체온을 나누고 호흡을 맞춰 교감할 수 있어 승마를 운동이자 재활을 위해 찾는 이들이 늘어나, 대전에서도 2017년 민간승마장이 처음 개설된 이후 하나둘씩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10회 말에 올라 1시간씩 강습받는 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만 단순 감안해도 10회씩 누적 2만 번의 승마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민간 승마장 관리는 소홀한 실정이다. 민간승마장 2곳이 위치한 대전 한 자치구는 관내에 있는 승마장의 승마용 말 마리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수년 전 개설 때 신고한 자료를 가지고 있어 실제 사육 규모와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승마장에 말 사육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말 사육 규모에 맞는 체육지도자가 적게 배치되었는지도 점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체육진흥법은 말 20마리 이하의 승마장은 체육지도자 1명을 그리고 말 20마리 초과 승마장은 2명 이상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승마 체험프로그램에 참여자를 2000여 명까지 확대했으나, 등을 내주어 체험을 돕는 승마용 말은 충분히 확충되지 못해 아프거나 다친 말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의사이면서 타지역에서 승마협회 임원을 맡은 한 인사는 "지난해 연말께 한 승마장에서 다리에 고름이 차고 상당히 마른 상태의 말을 보았는데 말 복지에 어긋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개체를 승마에 계속 동원한 것은 아닐지, 말 휴식공간은 제대로 갖춘 것인지 걱정됐다"고 중도일보에 전했다.

구 관계자는 "민간승마장은 신고업으로 개설자가 말 사육 규모와 시설에 변화가 있을 때 신고가 이뤄져야 하나 처음 신고 후 사업자께서 변경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학생체험이 시작되기 전에 정확한 신고를 요구해 승마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