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90일 앞둔 11일 서울시선관위에 총선 D-90일이 표시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
현재 국민의힘 대덕구는 박경호 전 당협위원장과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의 맞대결 구도 속에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후보들의 특징과 장단점이 분명해 대결 구도가 명확하고 당선 의지 또한 매우 확고해 본선 못지않은 예선전이 벌어지는 중이다.
애초 국민의힘에선 정용기 사장이 떠난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관심이 컸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부터 공석이던 당협위원장에 검사 출신인 박경호 변호사가 지난해 9월 임명되며 기대를 모았다. 바로 조직 정비에 나서면서 주민들과도 스킨십을 넓혔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효자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를 촉구하는 정치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반(反)정용기' 인사들을 중용하며 대덕구 국민의힘 조직의 완벽한 결합에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정무적 감각이나 결단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상존한다.
이런 와중에 이석봉 전 부시장이 나타났다. 이 전 부시장은 이달 초 대덕구 출마를 선언한 뒤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부시장 퇴임 당시 유성구을 도전 의향을 밝혔던 터라 지역구 변경에 거부감이 있었으나, 대덕구 정체성을 빠르게 습득하며 지역에 안착 중이다. '대청 네옴시티'라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대덕연구단지의 기술 성과를 대덕구에서 꽃 피우겠다는 발전 전략도 긍정적 반향을 얻고 있다. 물론 이 전 부시장의 정치적 역량이나 정무 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지역 내 인지도와 조직 기반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사람이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 정용기 사장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당초 공직자 사퇴시한(선거일 90일 전)에 맞춰 출마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공직선거법을 적용받지 않아 출마 길은 언제든 열려있다. 정 사장도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 장을 고수하고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언론과 접촉을 피하면서 출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추측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 사장의 출마를 띄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친용(친정용기)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대덕구 시·구의원과 지지 세력들은 정 사장의 출마가 불가피하단 주장을 펴고 있다. 본선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는 게 이유다. 실제 이들은 지금의 경쟁 구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부 인사들이 양측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도 전해지지만, 핵심 조직은 중립을 유지하며 정 사장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정 사장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 속에 일단 2월 3일까지 진행하는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 공모를 지켜보자는 기류다.
박경호 전 위원장과 이석봉 전 부시장은 25일에도 활동을 이어갔다. 박 전 위원장은 대덕구 전현직 시·구의원 16명의 선거캠프 합류 소식을 알리며 선대위 조직 강화에 나섰다. 이 전 부시장은 지역 청년들과 함께 토크콘서트 형식의 청년본부 발대식을 열어 세몰이를 펼쳤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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