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다수 언론이 화재 피해와 대책보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으로 고조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화해 여부에 초점을 맞추면서 화재현장을 정치적으로 변질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절규하는 피해 국민 앞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일종의 정치쇼를 한 것은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함께 찾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인데, 이 대표는 "서천시장 사건은 아마 역사에 남을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전례 없는 당무 개입, 정치 개입과 정치 중립 의무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들이 모두 드러난 일이기도 하다"며 "과연 국민을 이 나라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본인들의 지위를 지배자로 생각하는 것인지, 대리인으로 생각하는 것인지가 명확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대통령과 여당 비대위원장 간 화해 모습이 어제 메인뉴스로 올라간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자신들의 권력 다툼에 대한 화해의 현장에 재난 현장을 장식품으로 사용한 것 아닌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낸 박정현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분노하는 서천군민과 충청도민에게 사과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사법의 심판대에 세우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 회의 직후 서영교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윤석열 정권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정부·여당의 불협화음에 이은 봉합 과정을 '정치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1월 2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을 찾아 피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은 삼일천하도 아니고 하루 만에 눈밭에서 눈 맞으면서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결국 한 위원장에게 대통령은 직장 상사였고 김 여사는 직장 상사의 부인이었다.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관계가 동시에 작동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막무가내식 공세"라고 맞섰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고통 앞에 하던 정쟁도 멈추어야 함에도 민주당은 또다시 정쟁의 불씨를 키우고만 있다"며 “저열한 정치공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부디 국민의힘과 함께 국회 차원의 서천시장 상인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주길 바란다"며 “집권여당의 책임감으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실의에 빠진 상인들이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굿 뉴스"라며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모양새를 갖춰주셔서 두 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6선을 지낸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아주 좋은 장면이었고 서로 간에 오해가 풀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해선, “(김 여사가) '제가 잘못했다'고 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직접 나오실 필요는 없고 사과문 하나 내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께서는 유감의 뜻을 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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