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래 의장 |
그럼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피할 수 없었다. 시에서 수차례 의지를 다지며 문제 해결을 시도했으나 각종 규제와 재정 부담에 직면할 뿐이었다.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없었다. 더 나은 양육 환경을 만들고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다른 지방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대신 출산 보조금·청년 주거 지원 등 부분적 해결책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교육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발전특구 공모가 시작 된 것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교육청, 대학, 기업, 공공기관 등이 서로 협력해 지역 발전의 큰 틀을 다시 세우는 일종의 종합 정책이다. 낡은 규제를 혁파해 학생들에게 지역 특성에 맞는 공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국가 재정 지원과 규제 개혁을 통해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핵심은 바로 '지역 특성에 맞는 공교육'이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보유해 세계적 수준의 첨단과학기술을 지닌 도시다. 지리적 이점에 기반하여 편리한 교통망으로 전국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산업적으로 지역 상장기업 수는 56개로 특광역시 기준 전국 5위이고, 시가총액은 36조로 부산과 대구보다 이미 10조 이상 앞서있다. 최근엔 늘봄학교 등 성공적인 보육정책을 실시하여 2023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는 곧 대전이 현재보다 더 성장할 잠재력이 넘치는 도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미 대전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글로컬 대학 시범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공교육 혁신에 대한 높은 열망이 있음에도 그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이다. 공교육 혁신을 위해 남은 마지막 카드가 바로 교육발전특구다.
우리시가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될 경우, 우리 학생들은 더 이상 수도권에 갈 필요가 없다.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지역 산업체와 연계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육 정책을 강화해 정주 여건을 발전시킬 수 있다. 즉, 교육-취업-양육이 다시 교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도시들에게 교육발전특구는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수도권에서 할 수 없는 공교육 개혁을 통해 지방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비수도권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교육발전특구를 통해 대전은 수도권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될 것이다.
의회는 본래 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다. 지방 권력을 분산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독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법률안 개정·조례안 재·개정 등을 검토하여 시를 돕는 동반자이다. 교육발전특구가 지정되려면, 그리고 지정된 후 성공하려면 시와 의회는 협력할 수밖에 없다.
공교육 혁신을 통해 지역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배출한다. 그 인재들은 대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어 정주하며 좋은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한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유출되던 과거와 반대로, 타 시도에서도 이를 보고 대전으로 몰려든다. 이런 미래가 우리 눈 앞에 있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될 대전의 모습이다. 시 의회는 시와 함께 대전이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다.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