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이라는 규제 효과는 처음부터 윈윈 전략이 아니었다. 전통시장을 못 살렸으며 대형마트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렸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대세로 자리하면서 매출액 성장이 더딘 대형마트와 200곳 넘게 사라진 전통시장은 동반하락 중이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상의 조치가 아쉬운 이유다.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보다 1.5~2배 높다는 통상적인 일반론만 붙들고 있을 때는 아니다. 유통시장 경쟁구도 변화에 걸맞지 않다.
정부의 조치 이전에도 일부 지자체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을 시도하던 참이었다. 잘못하면 생색내기나 숟가락 얹기에 그칠지 모른다. 청주와 대구 등에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사례가 있다. 그보다 핵심은 '효과'다. 골목상권 매출이 올랐다는 일부 지자체 분석은 있으나 유통규제의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미미했다. 소비 패턴으로 볼 때 쉬는 날 옮기기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 없다. 마트가 의무휴일이면 다른 채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달에 두 번 쉬면 연간 24일 문을 닫는다. 근 한 달을 쉬는 셈이다. 이커머스를 상대하는 대형마트 입장에선 여전한 역차별이 된다.
매월 공휴일이 이틀 늘어나는 효과에도 대형마트 반응이 덤덤한 것은 법 개정에 거대야당의 협조가 필요해서가 아니다. 온라인 대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으로 바뀐 유통산업 흐름 때문이다. 주말 공휴일 원칙 삭제를 넘어 제도 폐지를 권고한다. 유통 규제로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긴 어렵다. 주변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취지는 실효적인 방향으로 더 잘 살릴 과제다. 약자와의 상생과 시장경제에 균형을 줄 확률은 어차피 갈수록 낮아진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일 폐지 방침이 거론된 것도 여러 번째다. 유통업계에 희망고문이 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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