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탄력받으려면 한국수자원공사가 진입도로 조성 로드맵을 수립해야 하는 데 이 과정이 녹록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전시는 올 상반기 진입로 계획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수공은 확답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당분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
23일 대전시와 수공 등에 따르면 물 산업 밸리 조성 사업이 기본 계획 단계에 머무른 채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수공이 진입도로 조성 타당성을 평가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첫 단추인 부지 선정 과정부터 꼬였다.
지난 2021년 대전시와 수공은 '디지털 물 산업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했고 2년 뒤인 지난해에서야 조성부지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당초 수공은 대덕구 신대지구 일원을 부지로 제안했으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수정이 필요했다. 동구 대동과 유성구 원촌동까지 사업부지에 포함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는데, 원촌동 부지가 다른 사업부지에 포함돼 변경이 불가피했다. 결국, 부지선정을 둘러싸고 이견을 거듭해 오다 애초 계획했던 신대지구로 의견이 모였다.
부지 선정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이 사업은 첫 추진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공의 진입도로 등 로드맵 수립이 지난해 초까지 잠시 중단됐고, 실질적인 부지로 신대지구가 검토된 이후에야 뒤늦게 재추진 됐기 때문이다.
수공의 로드맵 수립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대전시로선 속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사업 부지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고, 기본 계획이 다시 시작되면서 시는 올해 상반기 안에는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측에서 정확히 어떤 계획으로 결과를 마무리할지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현재 관계 기관과 주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조율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공은 신대지구 진입 도로를 검토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탓에 결과가 언제쯤 도출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신대지구 인근에 다른 교통망이 많아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어느 쪽에 진입로를 만들지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은 여러 방안을 두고 타당성 검토와 주변 여건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계획이 마무리되진 않을 거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천변도로와 잇는 방안도 있었지만, 사업상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신탄진쪽에서 신대지구로 들어가는 방향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어떤 게 유리한지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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