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지자체에서 문제시하는 것은 '동물세포 배양·정제 기술' 항목의 1만ℓ 규모 이상 생산하는 지자체라는 평가 기준이다. 해당 규모 이상의 배지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은 인천 송도가 유일하다. 그래서 수도권을 겨냥하고 공모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 같다. 수도권에 기업이 집중돼 지방이 저평가받은 전례가 반복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지금 분위기는 중소벤처기업부 K-바이오랩 허브 후보지가 수도권(인천)으로 선정됐을 때를 연상시킨다.
비수도권 공모 지자체도 물론 바이오 산업 인프라를 앞세운다. 하지만 국가첨단산업단지가 몰린 수도권(서울·인천·경기)보다 민간 투자 등에서 불리한 건 부인할 수 없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글로벌 경쟁을 내세워 수도권 규제의 예외로 인정한다면 편중은 고착된다. 수도권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나왔던 이유다. 평가 기준의 '국가균형발전' 항목은 국정과제 지역균형발전과 무관한 명목이 아니다. 진정한 취지를 살리려면 정부 공모사업에 수도권을 배제하는 공모사업 방식 개선이 오히려 합리적일지 모른다.
비수도권의 대전과 충북 오송, 경북 포항 외에 반도체 첨단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했던 인천시를 비롯해 고양시 등 경기권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유리한 여건의 수도권과 그 영향권만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면 대기업, 앵커기업 부재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서 탈락했던 악몽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첨단특화단지의 빈익빈 부익부를 피하려면 '바이오 의약품 분야' 추가 이상의 평가 기준 확대가 필요하다.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이란 명제가 '국가가 먹고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형식논리에 또다시 묻히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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