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 이성희 기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전문화재단은 내·외부 갈등으로 흔들리며 위태로웠던 조직이었다. 이런 문화재단에 백 대표가 소방수로 등판한 것이다. 그는 민선 6기 당시 정무부시장으로 문화체육관광국과 보건복지여성국 소관 사무를 관장하면서 문화재단 이사장직을 겸직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위기의 대전문화재단 정상화를 위한 최적의 '구원투수'인 것. 백 대표의 등판으로 문화재단이 달려졌다. 한층 안정화된 조직으로 자리 잡았으며, 적극적인 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중도일보가 백 대표를 만나 '문화예술 일류도시 대전'을 위한 문화재단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대전문화재단 대표로 지난해 5월 취임해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취임 전 내부 갈등 얘기가 많아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컸다. 취임식이 없는 취임을 했다. 취임 첫날 직원들에게 "여러분의 우산이 되겠다. 대변하는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하고, 배에 선장으로 방향을 잡아가는데 승선하고 따라주지 않으면 배가 제대로 못 간다"고 강력하게 이야기 했다. 또한, 나의 퇴근 시간은 10시라고 강조하고, 지난 8개월 간 딱 2번 정도 약속을 못 지켰다. 이런 내 노력이 직원들에게 '이심전심'으로 통한 것 같다. 우리 직원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그동안 내·외부적 어려움으로 빛을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직원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나머지는 직원들 스스로가 재단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이다. 그런 점에 직원들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또한 이장우 시장의 도움이 컸다. 이사장을 부시장에서 시장으로 격상하면서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였으며, 그동안 없었던 관심과 지지로 재단의 위상이 높아졌다
-취임 후 화합과 혁신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동안의 경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그동안 문화재단은 오랜 기간 내부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플리마켓 '함께하장'와 지역민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등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난해 단협을 체결하는 등 화합을 위해 노력해왔다. 녹색캠페인도 큰 효과를 봤다. 대전 멍 때리기 대회를 한밭수목원에서 열어 전 직원을 비롯해 경제 단체 등에서 많이 참여해 화합을 다지는 계기를 갖기도 했다. 올해는 혁신을 위해 움직일 예정이다. 비전선포식을 통해 미래를 설계했고, 홍보대사위촉, 경제단체협의회와 업무협약, 녹색캠페인, 후원자의 날 운영 등 혁신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현재 진행중인 조직진단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 있다.
-올해는 재단 중점 추진 사업이 있다면.
▲대전의 대표 축제인 '0시축제'의 공동주관처가 된 만큼 전사적 힘을 쏟을 계획이다. 영국에딘버러축제는 프린지페스티벌이 없었다면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없었다는 말이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0시축제 공동주관사를 맡으며, 동시에 프린지를 전적으로 담당하게 됐다. 0시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작년 110만명 정도가 0시축제에 방문했는데 올해 200만명을 목표로 뛰겠다.
-이장우 시장의 민선8기 공약이 '대전문화예술중흥계획'인데.
▲대한민국예술허브 로드맵에는 예술인+공간+재원+예술품시장 등 4개 부문 성장동력을 중점 육성하겠다고 한다. 대전문화재단도 이에 맞게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작가장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전시장, 갤러리를 모색하고 있다. '마음대로 예술공간' 사업을 통해 예술인들이 공간의 제약없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있다. 또한 '예술인복지지원센터' 설치를 통해 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복지향상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재정 확충 확대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유치팀 신설, 기업메세나 확보 강화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주어진 예산으로 사업을 운영했다면, 앞으로 투자유치를 통해 기획사업, 예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기부금 모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크다.
▲대전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부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 다양한 기부 채널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9월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경제단체협의회가 홍보에 앞장서 문화예술산업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지역 내 문화예술분야 기부후원문화의 확산을 위한 예술기부활성화, '대전유스아트페어' , 소액기부 플랫폼 '문화예술 씨앗' 등을 추진하며, '후원자의 날' 등 기부에 따른 예우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부금 모금의 필요성을 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지역 내 기업, 단체의 기부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기관 대행과 문화공간 수탁 사업 업무 비중에 크다는 얘기가 꾸준히 제기된다.
▲사실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를 비롯해 전국문화재단이 비슷한 입장이다. 문화재단은 시 출연기관이기에 시에서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담당해야 하고, 그것들이 쌓이다 보니 업무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조직진단을 통해 재단의 업무비중을 검토 중에 있다. 지난번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재단의 정책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실무자와 업무 소통을 강조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앞으로는 정책개발에 치중하도록 전략을 세우고 방향을 수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 할 재단의 역할은.
▲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 역할을 전혀 못했다. 행정 지원 기관으로 전락했었다. 문화재단은 대외협력 강화와 투자 및 외부재원 유치를 통해 수탁사업의 틀에서 나와야 한다. 정책개발과 자체사업으로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시민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예술의 사각지대 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대전 예술계와 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문화예술계가 같은 곳을 보고 함께 걸었으면 한다. 재단에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화예술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함께 찾았으면 한다. 대전문화재단과 예술계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동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동안 우리 조직은 변화를 싫어하고 내·외부 목소리에 눈치를 보기에 바빴다. 취임 이후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그 틀을 깨고 있다. 고정관념과 관료화된 마음을 벗어던져야 새로운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재단은 조직의 안정화와 정상화를 넘어 일류문화도시의 초석이 될 것이다. 시민과 예술인들도 변화되는 대전문화재단을 기대하고, 응원하고 격려해 주길 바란다.
대담=강제일 정치행정부장· 정리=이상문 기자·사진= 이성희 기자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 이성희 기자 |
▲백춘희 대표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배재대 행정학과 석사와 행정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자문위원, 대전시생활체육회 자원봉사단장을 거쳐 민선 6기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마을공동체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백 대표는 한국교통방송대전본부시청자위원, 대전·세종·충남여성벤처협회 및 한국여성벤처협회 대전·충청지회 고문, 2017 한중경제 협력포럼 행사 추진위원장,외교부 산하 (사)한·중민간경제협력포럼 2016~2018년도 자문위원 등 다수 활동을 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