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고명권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신현성, 구자필 예비후보. |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4년 전 두 지역이 단일 지역구로 묶인 이후 보수정당은 단 한 번도 진보 세력에게 '금배지'를 허락한 적이 없다.
실제 2000년 16대 총선에서 희망의한국신당 소속 김용한 전 의원이 당선돼 4선을 달성했고 이후 17~18대 총선에선 류근찬 전 의원이 각각 자민련과 자유선진당 당적으로 승리했다.
이후에도 보수 진영의 강세는 계속됐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2012년 19대 총선부터 4년 뒤 20대 총선까지 새누리당 소속으로 22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당적으로 3선을 완성한 지역이기도 하다.
김 지사가 2022년 6·1지방선거를 통해 충남지사로 옮겨간 뒤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도 미래통합당 장동혁 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승리했다.
때문에 올 4·10 총선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보령서천이 보수 텃밭임을 확인하는 '증명의 시간'인 셈이다.
정부 예산과 정책을 틀어쥐고 있는 힘 있는 여당 프레임을 내세워 한 표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선 현역 '배지' 장동혁 의원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장 의원은 초선으로선 파격적으로 당 사무총장에 임명돼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를 이 자리에 앉힌 것이다.
장 의원은 또 최근 충남 예산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으로부터 "나의 쏘울 메이트"라고 소개받는 등 '한동훈의 남자'로 손색이 없다.
당내에선 고명권 피부과 전문의가 도전장을 냈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캠프 국민대통합위원회 특보를 맡으면서 여권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보령 서천에 진보의 깃발을 꽂아야 하는 '도전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보수정당이 이 지역 주류 정치세력으로 군림해 왔음에도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을 고리로 여당을 공격하면서 지역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나소열 전 서천군수가 와신상담을 벼르고 있다. 3선 서천군수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출신인 그는 유독 '배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방행정과 국정을 동시에 경험했다는 장점을 내세워 어필하는 나 전 군수에게 1970년대 생들이 거센 도전을 하고 있다.
전 전주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신현성 법무법인HS 대표변호사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팀장을 역임했던 구자필 기본사회 충남본부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나 전 군수가 20~21대 총선과 2022년 6·1 재보궐선거에서 잇따라 패했다는 점을 공격하면서 지지세 확산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보령서천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지만 6·1 재보선에서 국힘 장동혁 의원과 민주당 나소열 후보의 표 격차는 불과 1583표 차이(2.03%p)에 불과 했기 때문이다.
보령 서천 지역은 같은 충남이면서도 천안, 아산 등 산업벨트와 비교해 낙후됐다는 여론이 크다. 이를 감안하면 여야 중 SOC 등 진정성 있는 지역발전 공약을 내놓는 쪽으로 표심이 기울 것이란 관측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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