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마법같은 단어 '의정비 현실화'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마법같은 단어 '의정비 현실화'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4-01-21 09:57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팀장
설재균 팀장
2023년 12월 14일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개정 내용은 '지방의회의원 의정활동비 지급범위 현실화'로 의정활동비 최대 지급액을 인상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광역의회인 대전광역시의회의원의 의정활동비를 1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으로, 기초의회인 5개 구의회는 11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150만원까지 상향 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각 지방의회 등에서 2003년 이후 동결 되어 온 의정활동비 인상을 주장해왔지만,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다.

의정비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로 구성된다. 지방자치법에서 월정수당은 '직무활동에 대하여 매월 지급하는 수당'이고 의정활동비는 '지방의원이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매월 지급하는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월정수당과 다르게 의정자료를 수집하는 등 의정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조하는 것이 의정활동비다. 각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토론회, 간담회, 여론조사 등 예산을 책정하고, 정책지원 전문 인력도 채용하는 등 의정활동 지원 정책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4년 임기마다 월정수당 또한 규정에 따라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정활동비를 단순히 의정비 현실화를 이유로 인상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의정활동비 인상의 이유는 물가상승 등의 이유가 아닌 의정활동과 연결지어져야 한다. 자료 수집을 위해 어떻게 의정활동비를 쓸 것이고, 주민의견수렴 등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할 것인지 시민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정자료 수집 등 공적인 활동을 위해 지급하는 비용인 만큼,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것으로 인상액을 제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여전히 문제가 되는 지방의원의 영리 행위도 의정비 인상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 지방의원은 일부 직업을 제외하면 영리 행위가 가능토록 되어 있다. 별도의 영리 행위가 가능한 상황에서 의정활동비를 올리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의정비 현실화와 함께 지방의회의원 영리 행위 금지를 같이 주장하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의정비 현실화에 시민들이 동의하도록 지방의원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짚어 봐야 할 일이다.

이제 대전시와 5개 구는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의정활동비 인상 논의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22년 서구를 제외한 4개 구는 의정비 심의 주민 공청회를 진행했었다. 그러나 공청회는 1회, 평일 낮 시간대로 관심이 있어도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로 주민 의견 수렴은 빈약할 수 밖에 없었다.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이 담긴 공청회가 아닌 요식행위에 그친 공청회였다. 서구는 여론조사로 시민 의견을 수렴했고, 70% 이상의 반대의견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구의회와 동구의회의 의정비는 월 80만원, 중구의회 월 74만원, 유성구의회 월 60만원, 서구의회는 월 56만원의 인상액이 결정됐었다. 이번 의정비 심의에서 공청회 및 여론조사는 투명하게 진행해야 하고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일정 부분 의정비 현실화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바탕으로 성장으로 성장한다. 그 현실화는 시민과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투명성, 신뢰는 시민과의 접촉에서 이루어진다. 지방의회는 투명성 확보와 신뢰도 회복이 중요한 과제다. 의정활동비 인상 논의 시 업무수행 지원비 성격을 명확히 해 사용처를 명시하는 방법을 제안, 영리 행위 금지 등 지방의회에서 먼저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