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정의당과 진보당 등과의 정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정도다.
차별화되고 귀에 속속 들어오는 정책으로 제3 지대로 분류되는 신당 중 4·10 총선을 향한 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파급력이 미미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조성주 공동대표와 류호정 의원이 1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새로운선택 |
구체적으로는 우선 ‘9 to 5’로 점심시간을 유급화하겠다고 밝혔다. 직장 주변에 머물러야 하고 상사의 지휘 감독을 완전히 벗어나는 게 불가능한 만큼, 점심시간은 온전한 휴게시간이 아니라 공짜 노동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휴게시간을 유급화해 퇴근 시간을 1시간 당기겠다고 했다.
출퇴근 시간을 근로시간에 부분 산입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통계청은 2023년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발표했는데, 이미 출퇴근 재해에 대한 산재보상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출퇴근을 업무와 무관한 시간으로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대중교통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을 부분적으로 근로시간에 산입해 추가 임금을 교통비로 제공하거나 근로시간저축계좌에 적립해 휴가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연차휴가 ‘개인적립제도’도 있다. 연차휴가를 사업장 단위가 아닌 개인별로 적립하자는 것인데, 직장을 옮기더라고 일한 기간에 따른 연차를 사용하기 위해 ‘근로시간저축계좌’에 연차를 적립하도록 통합·관리하자는 취지다.
월 1회 주 4일제 도입 역시 주목할만하다. 프랑스는 법정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줄였고, 벨기에는 2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4일제를 의무화했으며, 아이슬란드와 스페인은 주4일제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실험한 주 4일제에서 생산성 감소는 없었고 간호사들의 이직률은 줄어드는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면 시행은 멀지만, 매월 한주는 주 4일제가 가능하도록 중소·중견기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1월 10일에는 ‘정년과 호봉제 폐지’라는 정책도 발표했다.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지 또는 계속 고용하도록 정년의 법정 한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생산가능인구 통계를 64세에서 70세로 변경해 국가가 직접 고령층 고용을 관리하고 60세를 초과한 노동자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적립 의무는 면제하거나 감면하고, 정부의 4대 보험료 지원이나 고용장려금은 확대하겠다고 했다.
앞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주택개발청 신설과 대학 입시 정책을 대학 연합단체에 위임하고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수준의 대학을 지방에 30개 만들겠다는 SKY×10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통 관련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업활동 자율성 보장은 이른바 ‘떡볶이 방지법’으로 불리는데, 이는 기업이 정치로부터 희생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개혁신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부산을 방문해 기업 총수들과 시장에서 분식을 먹은 것을 두고 "기업 총수들은 스탠딩 먹방쇼의 동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직격한 바 있다.
다시 말해 기업인들의 '떡볶이 거부권'을 보장하는 '떡볶이 방지 특별법'을 발의해 기업에게 엄격한 준법의무와 납세의무를 요구하는 것 이외에 어떠한 준조세 성격의 요구나 비자발적 기여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책을 발표한 허은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보수진영이 가진 관치경제의 추억, 진보진영이 가진 반기업 정서의 난사를 모두 거부할 때 비로소 정치가 기업에게 할 말이 생긴다"며 "보수는 기업 위에 군림하려 들고, 진보는 기업에 화풀이하는 진부한 악순환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은 노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를 들고 나왔다. 대신 도시철도와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월 1만원, 연간 12만원의 교통카드를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금액 소진 시에는 40%의 할인율을 적용해 현재 청소년과 같은 수준의 대중교통 요금을 노인에게 부과하는 방안이다.
이 정책 시행에 필요한 연간 예상 비용은 2024년 기준 1조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는데, 현재 6개 도시의 도시철도 적자액 1조 7000억원(2020), 서울지하철 적자 1조 2600억원(2022), 서울 버스 적자 6582억원(2022)을 고려했을 때 지자체가 부담하던 교통복지 비용 상당 부분을 국비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대부분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부채로 남고 미래세대에게 전가되고 있는 무임승차 비용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준석 위원장은 “지하철과 대도시권에만 편중되는 혜택을 보편적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라며 "찬반 여론은 분명히 형성되겠지만, 합리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노년층 반발과 관련해선, "고연령층은 누구보다도 국가 발전을 위한 집단 노력을 중요시했고 지금 세대가 생각하기 어려운 개인 희생을 감내해왔다"며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년층이 지금 유발되는 도시철도 부담이 미래세대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는 걸 전해들었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앞서 언론과 교육개혁, 자본시장 선진화, 대통령 배우자법 제정 등을 정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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