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전 0시 축제 모습. 사진은 중도일보 DB |
17일 대전시는 '2024 대전 0시 축제' 추진위원회를 열고 올해 축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은 추진위원회에 참석해 "0시 축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많아 보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정체성이 없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 0시 축제의 가장 큰 정체성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고 밝혔다. 지난해 0시 축제는 대전엑스포 이후 최대관중 110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축제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시장의 이날 발언은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의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축제를 직접 다녀올 정도로 '0시 축제'에 '에든버러 축제'를 투영하고 있다. 이날도 위원회에서 '에든버러 축제'를 거론하면서 '0시 축제' 활성화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에든버러 축제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의 정신을 치유하려는 목적으로 1947년에 시작된 축제다. '공연하고 싶은 사람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개방성을 정체성으로 갖고 있다. 대전시도 '0시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이날 추진위원들도 정체성을 강조했다. 김현자 대전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은 "0시 축제의 정체성은 시간여행이라면서 0시의 색깔을 초록으로 정하고 만드는 스토리텔링이나, 0시 축제의 모티브가 된 '대전블루스'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문진 국가철도공단 부장은 "0시 축제의 연속성과 정체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축제 시작 때 철도를 연계한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대전 출신 K팝 그룹 만들기 프로젝트 등 정체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덕 중구문화원 사무국장은 "0시 축제 장소인 중앙로의 정체성은 옛날 이곳이 좋은 일이 있으면 퍼레이드가 열렸다는 점"이라면서 "대전의 관악공연 역사가 깊은 만큼 이를 연계한 퍼레이드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콘텐츠 개발도 시급해 보인다. '에든버러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은 밀리터리 타투(Military Tattoo)공연이다. 스코틀랜드의 전통복장인 킬트(남성용 치마)를 입은 수백 명의 경기병이 백파이프와 북을 연주하며 군악 퍼레이드를 벌이는 공연으로 2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관람한다. 축제의 지속성과 성공을 위해서는 대표 콘텐츠가 중요하다.
대전에 본사를 둔 철도기관의 참여도 필요하다. 0시 축제의 모티브 중 하나는 '대전발 0시 50분 열차'이다. 축제 장소 인근에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본사가 위치해 있다. 지난해 이들 기관이 협조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 시장은 "두 기관을 방문해 올해 예산 투입 등 참여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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