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구를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말 '노 프라블럼(No Problem ) '때문이다.
이 단어는 인도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다. ' 문제 없어/괜찮아'라는 의미의 말인 '노 프라블럼(No Problem ) '은 필자가 자주 쓰고 난관에 부딪혀 나를 찾는 이들에게도 이 말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곤 한다. 내가 아는 지인께서도 며칠 전 '노 프라블럼' 에 대한 경험담을 보내왔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실제로 겪은 이야기 이라면서.
인도인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닥쳐와도 그들은 '노 프라블럼'이라고 자신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
돈이 없어도 '노 프라블럼'이고, 선거에 낙선을해도 '노 프라블럼'이며,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어도 이미 살아났으니 '노 프라블럼'이다. 그들은 기차가 무한정 연착을 해도 '노 프라블럼'이고, 인도 대사관에 비자 재촉을 해도 '노 프라블럼'이니 무조건 기다리라고 말한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대로 모든 일이 잘 진행될 텐데 왜 스스로 안달하고 초조해져서 자신을 괴롭히냐는 것이다.
한번은 뭄바이에서 여권을 분실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어디서 분실했는지 몰라 당황하는 지인에게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해준 충고가 '노 프라블럼'이었단다.
여권을 잃어버린 것만도 충격적인 일인데 스스로 불안한 생각을 만들어 자신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마음을 평화롭게 가지라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여권을 찾게 될 것이고, 설령 찾지 못한다 해도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진 않는다는 논리가 그 '노 프라블럼'인 것이란다.
물론 그것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었다. 여행자에게 필수품인 여권을 분실하고서도 마음을 평화롭게 가질 만큼의 수준에 지인은 아직 올라서 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불안과 초조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가?
결국 여권은 배낭 속의 비상주머니 속에서 보란 듯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No Problem 인 것이다.
No Problem 의 명상법은 결론적으로 이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결코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짐작컨대 인도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는 희랍 철학자 에픽테투스는 "삶에서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난 이러이러한 것을 잃었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하라. 그러면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너의 배우자가 죽었는가? 아니다. 그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뿐이다. 너의 재산과 소유물을 잃었는가? 아니다. 그것들 역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도의 영적 스승 사티야 사이 바바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곧잘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를 초월하는 자세가 더 큰 힘이다"라고.
그러니 내 지인들이여! 우리가 인도인이 아니더라도 이 말 '노 프라블럼(No Problem )'을 외치며 살자.
김용복/극작가, 평론가
김용복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