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금융범죄자의 공범이 될 수 있다거나 추가 피해가 발생한다고 협박하거나 여러 기관에서 전화하는 것처럼 속이거나 범죄에 관련된 듯한 위조된 수사 서류 사본을 보내어 피해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두려움을 주어 사기 피해자가 되도록 한다. 작년에 단 한 건의 보이스 피싱 범죄로 40억 원 피해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2020년 한 해 피해액 7000억 원, 서민이나 학생, 주부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주위에 범인이 낚시처럼 도사리고 있다. AI 기술의 발달과 코인사기와 병행하여 보이스 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자녀의 비명을 들려주며 협박하거나 휴대폰이 파손되었다는 것은 코미디 소재라고나 할까?
그동안 금융당국은 ATM 지연인출제도나 지연이체서비스, 단말기 지정 신고서비스, 해외 IP차단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경찰의 적극 홍보와 찾아가는 교육, 전담 수사팀운영, 유관기관 협업과 인터폴 공조 등으로 적극 예방하고 있다. 이러한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점차 감소 추세에 있으나 아직도 계좌추적을 피할 수 있는 대면편취형이 증가하고 범죄 수법이 지능적으로 오픈 뱅킹이나 간편송금을 활용하거나 비트코인등 코인사기나 고도화된 악성앱을 깔게 하거나 취득한 피해자의 금융정보를 토대로 제 3자의 피해자 맞춤형 보이스피싱범죄가 증가 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르거나 현금인출, 카드 사용되었다는 문자나 카톡에 쉽게 현혹되지 말고 그냥 무시하거나, 무료쿠폰, 모바일 광고에 무분별하게 클릭하여 스미싱으로 피해를 당하거나 이상한 앱을 설치하거나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여 휴대폰이 해킹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금융기관이나 해외 유명기관을 사칭한 이메일이나 안내 인터넷 주소 클릭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AI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 목소리 변조 등으로 상대방을 오인하도록 유도하는 메신져 피싱에도 주의하며 반드시 다른 방법으로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검찰청 발생통계원표에 따르면 한국의 2020년 사기범죄 발생건수는 35만 3657건으로 독일 81만건, 스페인 36만건 다음으로 많은 수치를 보이고 인구 10만 명당 피해는 682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내 치안에도 유독 사기 범죄는 많다. 사기 범죄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스마트폰으로 범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불특정 다수의 피해 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핀테크 등 인터넷 금융 기술이 최첨단으로 발달하여 높은 수준의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 대책이 필요하다. 특경법과 보험사기방지법등 가중처벌 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사기범죄의 처벌과 절차에 관대한 편이다. 보험사기, 전세사기, 결혼사기, 취업사기, 로맨스 스캠, 대출 알선사기, 다단계사기, 투자사기, 기획부동산 사기등 다양한 수법의 사기 사건이 한 해 평균 30조이상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최근 고단한 서민을 기망하는 부동산 전세사기가 큰 문제가 되고 있고 유명인을 상대로 하는 다양한 사기행각이 이웃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고 있다. 사기범죄는 재산권 보호와 거래의 진실성을 보호하는 자유 시장경제와 법치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다. 안전한 시장에 불안과 불신을 심어주어 결국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무너지고 선량한 국민이 쌓아온 사회자본과 국가 신인도를 추락 시키는 사기범죄는 근절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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