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경/시인 |
한없이 걷다가 강을 만났네
강둑 길을 걷는 내내
날뛰는 심장은 더 붉어졌네
괜한 발에 걸린 돌을 집어 강을 향해 힘껏 던졌네
울퉁불퉁한 돌이
덤버덩 소리를 내며 강 입속으로 들어갔네
파장으로 범람하는 생각들
강은 돌을 삼키고도
타고난 흐름을 멈추지 않네
불쑥, 강물에 화를 빠뜨리고 물속을 들여다보니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네
마음을 풀고 강둑길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바람맞은 강의 선들이 못다 한 말을 풀어놓는지
유독 파랗게 반짝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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