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 사과문. 홈페이지 캡처. |
시공사인 한국건설이 은행 차입금의 이자조차 내지 못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14일 광주·전남권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인 한국건설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이 한국건설 아파트를 분양받은 광주지역 등의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이자 상환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해당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중도금 추가 대출을 해줄 수 없다는 내용이다. 건설 측이 중도금 이자를 내지 않았으니 수분양자가 직접 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자 11월 입주를 앞둔 대전 A아파트 계약자 등도 노심초사다.
해당 건설사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완공 시점도 가늠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중도금까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이 2022년 대전에 첫선을 보인 해당 브랜드는 중구 유천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6층, 단일동 총 217세대(아파트 195세대·오피스텔 22세대) 규모로, 아파트 세대 전용 84㎡ 4개 타입, 오피스텔은 35㎡~80㎡로 구성됐다.
청약 당시 4.7대 1을 기록했지만, 정당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023년 11월 30일 기준 90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한 신용정보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건설이 갚지 못한 단기 연체는 모두 30건, 알려진 금액만 72억 원에 달한다. 공개되지 않은 연체까지 더하면 이미 수백억 원 규모의 원리금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주택분양보증을 받았다는 점이다. 사업 주체의 분양계약 이행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책임을 지는 제도를 적용받았다.
한국건설은 "저희 회사가 시공한 사업과 관련해 중도금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고객님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객님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면서, "저희 회사가 분양하고 시공 중인 현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서가 발급돼 있고, 분양보증 효력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계약자 공식 단톡방을 개설해 고객님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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