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지 거의 1년이 되어간다. 지난해 8월 이래 5개월 연속 3%대인 물가를 낮추는 일이 시급하다. 식료품 등 하방 경직성과 지속성이 높은 품목의 물가 불안일수록 기민하게 잡아야 한다. 물가 안정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우리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좌우할 것이다. 물가 하향 안정세는 가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와 더불어 지역경제의 최대 과제가 됐다.
물가상승률이 '2%에서 안정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해 6월과 7월에만 반짝 2%대에 진입했다가 바로 벗어난 적이 있다. 연초부터 공공요금 상승 압력이 있어 2% 안착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재정·통화 등 거시정책은 운신의 폭이 잔뜩 좁아져 있다. 물가관리의 고전처럼 여겨지는 고금리를 새로운 질서로 받아들이기엔 지역경제 주체들이 너무 지친 상태다. 단기시장금리가 기준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서는 안 된다.
금리 동결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을 심도 있게 살펴야 한다. 고금리 기조의 또 다른 핵심인 가계부채 수준 역시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10조1000억원 늘었다. 체력 약한 지역 중소기업에 고금리의 벽은 높다. 돈가뭄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상당수가 대출 이자 비율이 영업이익보다 많다. 올해 3분기쯤 금리가 꺾일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금리 부담 완화 정책을 병행하면서 경기 회복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 물가 안정에는 광범위한 대응이 요구된다. 금리 인하를 위해서도 물가 관리에 최선을 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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