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자동시력측정기'를 통해 굴절률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공군 제공) |
10일 공군에 따르면, 기존 조종사 선발을 위한 신체검사 시 굴절률 기준은 5.50D(디옵터) 또는 +0.50D 이하였으나, 올해부터 6.50D 또는 +3.00D 이하로 완화한다.
굴절률은 조종사들이 3차원 공간에서 항공기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히 인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조도에 따른 빛의 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야간이나 새벽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 비행할 때도 중요하다.
'굴절률'은 수정체를 통과하는 빛이 굴절되는 정도를 말한다.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적절하게 굴절돼 망막 위에 상이 맺힐 때, 우리는 정확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 굴절 이상이 발생하면 원시, 근시, 난시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굴절률이 시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위성항법장치와 장거리 탐지 레이더 등 항공기술의 발전으로 시계비행의 중요도가 줄어들었다 해도, 첨단화된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를 신속·정확히 판독해야 하기에 조종사들의 시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공군사관생도 선발 시 1차와 2차 시험을 모두 통과했으나 최종 불합격한 지원자 중 약 40퍼센트 이상이 굴절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지난 10년간 시력교정술을 받은 조종사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굴절률이 좋지 않은 사람도 시력교정술을 통해 충분히 전투조종사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수술 후 부작용이 없는 범위까지 굴절률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굴절률 완화 검토과정에서 항공우주의학회와 대한안과의사회 등 항공의학 분야 민간 학회의 의견도 적극 수렴했다. 그리고 최신 안과수술의 발전 양상과 안과 분야 최신논문 경향도 고려했다.
공군은 2013년부터 라식, 광굴절각막절제술과 같은 시력교정술을 이미 받았거나, 해당 시술을 통해 시력이 교정될 수 있는 사람들도 조종사로 복무가 가능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이우영 공군본부 의무실장(대령)은 "공군의 축적된 항공의학 연구 데이터와 해외 연구사례 등을 면밀이 검토해 굴절률 기준을 완화하게 되었다"며 "굴절률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지원자들에게 기회의 창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화한 굴절률 기준은 올해 공군사관생도와 조종장학생 선발 시 신체검사부터 적용한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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