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9일부터 1월 4일까지 53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8%가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2%로,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금투협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기준금리 조기 인하 전망이 약화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돼 1월 금통위에서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건설사들의 단기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기준금리 인상 충격까지 더해지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수 있어서다.
이처럼 기준금리 '8연속 동결안'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인하 시점에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이 지난해 7월부터 기준금리를 연 5.5%로 동결한 이후 한미 금리 차이는 반년 가까이 사상 최대 2%포인트를 유지했고, 국내 시장의 피로도도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리 인하의 가장 중요한 명분으로 물가를 지목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교한 정책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물가 상황이 확실하게 둔화 흐름을 보여야 통화정책방향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인데,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그동안 강조한 목표 수준인 2%에는 아직 모자란 수치다. 시장에선 한은의 예측대로 올해 하반기 물가가 잡히기 시작한다면, 금리 인하 요인도 더욱 커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물가 목표는 2%에 근접한 수치로 고정돼 있다"라며 "금리 인하의 여부도 여기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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