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제 기자 |
우리 팀 주자가 루상 나가 있는 경우, 상대 팀 투수가 도루를 막기 위한 견제구를 던질 때 하는 단체 관중 단체 멘트다.
'삼구 삼진', '홈런 짝짝짝' 보다도 때때로 반복하는 응원 구호다. 견제구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1루 관중석에 홈 관중이 밀집해 있어서 가장 집중력 있게 하는 구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상대 투수의 견제구 나올 때마다 홈팀 관중은 자연스럽게 결집하곤 한다. 가까이에서 큰 목소리를 함께 냈기 때문에.
뜬금없지만, 사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잘 사는 충청도를 다같이 만들자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가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 구조상 자치조직권도 정부로부터 계속해서 이양받고 있으며, 도로, 철도, 산업단지, 생활인프라 등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까지 대규모 사업들이 시작됐다. 또 일부는 속도도 내고 성과도 보이고 있다.
충남을 예로 들면 지난해 최초로 국비 10조 원을 돌파했고, 서산공항 추진, 내포-천안 고속도로 건설, 경기도와 공동 추진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까지 하늘길과 교통망, 새로운 형태의 도시권 형성까지 말 그대로 거대한 일들이 벌이고 있다.
국가에서 내려주는 예산, 지어주는 건물, 뚫어주는 도로만을 기대하며 살던 시대와는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긴 하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역량은 주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나오고 또 얼마나 담기는지를 통해 볼 수 있다.
단체장의 맨파워는 새롭게 우리 동네를 그리기 위한 큰 틀을 짜는 것이다. 억지로 추진하는 사업,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정책, 현실과 너무나 다른 미래상 구축 등으로 인한 괴리감은 살기 좋은 충청을 만드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다시 생각해보자. 지방정부를 세우길 위한 길인지, 지방독재를 향한 걸음은 아닌지.
그 고민을 하게 만들고 진정한 의미의 지방정부, 잘 사는 충청을 위한 행정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지방의회다. 주민의 민원과 의견, 간청하는 말까지 지근거리에서 듣는 지방의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주인인 주민의 목소리를 행정에 담기도록 강한 의회가 돼야 한다.
2024년은 민선 8기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다. 행정에선 올바른 속도와 방향으로의 사업을 추진하고, 견제 기관에선 주인이 되는 주민의 목소리를 잘 담아 전달해야 한다.
다시 야구 얘기로 돌아오면, 견제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도 상대 관중에게 박수받는 경우가 있다. 기가 막힌 슬라이더, 150㎞가 넘는 고속 직구를 뿌리면서 멋진 야구를 보여준다면 보는 입장에선 견제 응원하는 맛도 나게 하고 진짜 야구를 보여줬기 때문.
나의 삶, 우리의 삶이 멋져져야 이 지역에 사는 맛이 나지 않겠는가. 우리 팀은 승리하는 야구를, 견제하는 투수는 좋은 경기를 하길 바란다.
이현제 내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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